[김종구 칼럼] 市長 대통령ㆍ市長 도지사, 민초의 시대가 온다

現 수원시장의 최고위원 첫 진입, 前 성남시장의 대통령 도전街道… 지방 조직化로 권력쟁취 해낼 때

염태영 시장이 최고위원이 됐다. 현직 시장으로는 사상 처음이다. 최고위원의 벽이 그렇게 높았다. 중앙 정치의 둥지였다. 현직 국회의원에만 허락된 자리였다. 간혹 원외 의원이 된 적은 있다. 그렇더라도 중앙정치인이었다. 특별한 사건이 생긴 것이다. 언론도 평가한다. 이낙연 대표 이름과 같은 크기로 제목을 뽑았다. ‘이변’ ‘역사’라는 형용사도 붙였다. 그 ‘이변’, 그 ‘역사’가 수원시장이다. 경기도민도, 수원시민도 다 뿌듯하다.

시장이면서 최고위원이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자리가 없다. 양쪽 모두에서 욕먹을 수 있다. 결국, 선택과 집중이다. 시정에선 버릴 게 없다. 다 챙겨야 한다. 가려내야 할 건 최고 위원 임무다. 간단한 작업이라 볼 수도 있다. ‘지방분권의 완성’이라고 하면 된다. 선거 때도 그렇게 선언했었다. 그런데 매력이 없다. 와 닿지도 않는다. 좀 더 지방을 들끓게 할 화두가 필요하다. 거기 ‘권력 쟁취’를 권하고 싶다. 지방에 의한 권력 쟁취 말이다.

권력의 복판에 지방이 서야 한다. 그래야, 중앙 독점 구조가 깨진다. 그 기대를 떠안고 된 염태영 최고 위원이다. 그도 소감에서 몇 번 말했다. “전국 곳곳에서 ‘내가 염태영이다’라는 심정으로 더 적극적으로 주변 당원들에게 저를 알리고 설득해주신 분들 덕분에 됐다.” 그렇게 지방이 만든 2등이다. 중앙 정치보다 위에 세웠다. 민초의 기대 말고는 달리 설명되지 않는다. 이제 그 힘을 권력으로 끌고 가야 한다. 조직화가 필요하다.

지금까진 없었다. 228개 시군구가 따로 놀았다. 시장 군수 구청장도 각자였다. 동료를 보지 않고 중앙만 봤다. 지방의 연(緣)을 외면한 게 아니다. 중앙 권력에 짓눌려서 그랬다. 공천(公薦)에 매달리니 그렇게 됐다.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도 다를 게 없었다. 모이라면 모였고, 피켓 들라면 들었다. 시장 몇이 고개를 들었던 역사가 있다. 이내 중앙 정치에 짓눌리고 말았다. ‘시청 일이나 잘 챙기라’며 면박당했다. 30년 자치가 이래 왔다.

자칫 ‘염태영 로또’로 끝날 수 있다. ‘제2의 염태영’의 싹이 잘릴 수도 있다. 중앙권력이면 그러고도 남는다. 당헌(黨憲)ㆍ당규(黨規) 바꾸면 끝이다. 염태영 최고에겐 빠듯한 2년이다. 조바심 내며 가야 한다. 빨리 지방의 힘을 결집시켜야 한다. 지금의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아니다. 228명이 헤쳐 모일 새 깃발이 필요하다. 광역의회의원협의회ㆍ기초의회의원협의회도 아니다. 3천여명의 지방정치인을 담아낼 새 그릇이 필요하다.

거기에 분명한 목표도 부여해야 한다. 중앙에서 지방으로의 권력 교체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이다. 염 최고 말에서도 어렴풋이 묻어난다. ‘지금 정치 구조로는 될 게 없다’고 한다. ‘지방의 힘을 모을 조직을 만들겠다’고 한다. ‘다음 대선에서 조직이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한다. 격에 맞는 포부다. 시장 출신 최고위원이 할 일이다. 시의에도 적절한 구상이다. 대선을 2년 앞둔 지금 할 일이다. 광주도, 부산도, 대전도 원치 않을 리 없다.

마침 개척의 역사가 가까이 있다. 이재명 지사의 3년 도전이다. 시장 중 한 명에 불과했다. 대통령 경선을 뛴다고 했다. 다들 ‘일개 시장이 뭘…’이라고 했다. 대선판이 점차 그로 요동쳐갔다. 2등 같은 3등의 결과를 냈다. 3년 뒤 그는 대권 후보 1,2등이다. 시장 한 명이 만들어낸 역사다. 이제 시장이 대통령 꿈꿔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그 선상에 염태영 시장의 역사도 있다. 시장이 최고 위원 도전해도 누구 하나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겁 없이 가도 될 도전의 순간이다. 진보의 유전자는 도전에서 흐른다. 민주당이 부여잡는 노무현 정신, 그 본질도 도전이다. 대통령으로 가는 그를 기득권이 막았다. 그 기득권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쟁취하는 역사가 이뤄져야만이…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다.” 이 명연설의 단어 하나만 바꿔 되살려 보자. ‘중앙에 맞서서 당당히 권력을 쟁취하는 역사가 이뤄져야만이 새로운 지방 역사를 만들 수 있다.’

이제 그 새로운 역사의 끝점도 가까이에서 어른거린다. 시장 출신 대통령ㆍ시장 출신 도지사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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