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는 의학과 역사 상식… 3편에 걸쳐 출간된 의학사 시리즈

▲ 무서운 의학사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의학 분야를 향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도 높아졌다. 더욱이 의학과 관련한 역사도 다시 조명받으면서 전염병은 왜 계속 반복되는지 인류는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등의 질문과 답변이 무한히 반복되고 있다.

올해 총 세편에 걸쳐 출간된 의학사 시리즈(사이언스북스 刊)는 우리가 미처 던지지 못한 질문과 듣지 못한 답변을 재미있게 풀어낸 신간이다.

저자인 이재담 서울 아산 병원 교수는 이 시리즈를 <무서운 의학사>, <위대한 의학사>, <이상한 의학사>로 구성했다. 과거 그가 다양한 매체에 연재한 글 217편이 ‘무서운’, ‘위대한’, ‘이상한’ 이라는 3개의 키워드로 재정리 돼 독자가 의학의 역사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2~3페이지 분량인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돼 부담이 적은 편이다.

1편 <무서운 의학사>는 ‘하느님의 천벌’, ‘사신의 보이지 않는 손’ 등으로 묘사된 역사 속 치명적인 질병을 다룬다. 그리고 그 질병이 갖고 온 역사적 여파와 특정 인물에게 끼친 영향 등을 조명한다. 그 예로 3년간 2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세 유럽의 페스트, 제1차 세계대전 이상으로 희생자를 낳은 1918년의 스페인 독감 등이 있다. 흥미롭게도 단순히 무서운 병에만 주목한게 아니라 무서운 ‘사람들’, ‘의사’, ‘의료’도 조명했다. 수술받고 죽으나 그냥 병으로 죽으나 별반 차이가 없던 18세기 유럽 병원, 얼음 송곳으로 환자의 뇌를 후벼 파 반송장으로 만든 의사가 노벨상을 수상하기에 이른 20세기 정신 의학 등은 수많은 의사와 환자의 희생 위에 현대 의학이 존재하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 위대한 의학사

이어 2편 <위대한 의학사>는 의학사를 빛낸 위대한 의사들을 조명하며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린다. ▲600번의 실패 끝에 찾아낸 매독 치료제 ▲헌신과 박애로 영국 의료 체계를 바꾼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이론보다 실험과 검증으로 무균 수술법을 확립한 조지프 리스터 ▲한 나라 전체의 힘을 모아 만들어 낸 소아마비 백신 ▲20년에 걸친 집념으로 이뤄낸 최초의 시험관 아기 시술 등이 담겨있다. 수많은 역경과 좌절, 시행착오를 이겨 내며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는 타협할 수 없는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는 기적 같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 이상한 의학사

마지막편인 <이상한 의학사>는 지금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지만 과거에는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했던 질병, 미신ㆍ마법ㆍ무지가 낳은 기상천외한 약과 의료 행위, 자신만의 신념을 지켰던 괴짜 의사들을 종합적으로 담았다. 워털루 전투와 유럽 대륙의 운명을 결정했던 황제의 치질,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를 죽음의 지경까지 몰고 갔던 요로 결석 등이 수록돼 있다. 현대인의 눈에는 황당무계하게만 보이는 실수와 목숨을 건 실험들이 결국에는 의학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길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값 2만2천원.

권오탁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