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컵대회서 무실 세트 행진을 달리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불린 인천 흥국생명이 GS칼텍스에 완파당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흥국생명은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전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0대3(23-25 26-28 23-25)으로 패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과 ‘슈퍼 쌍둥이’ 이재영ㆍ다영 자매를 보유한 흥국생명은 준결승까지 상대팀에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GS칼텍스를 넘지 못하면서 10년 만의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흥벤저스’에도 약점이 있었다. 흥국생명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쌍포’로 활약한 김연경, 이재영의 레프트 공격에 지나치게 의존했고, GS칼텍스는 이를 역이용했다.
GS칼텍스는 이재영의 체력을 빼고자 목적타 서브를 집요하게 넣었고, 외국인 선수인 메레타 러츠(206㎝)와 문명화(189㎝) 등 장신 블로커들을 앞세워 흥국생명의 레프트 공격마저 봉쇄했다.
결국 리시브와 수비가 흔들리게된 흥국생명은 다른 공격 옵션을 찾지 못한 채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날 1세트 중반까지 2∼4점 차로 앞서나간 흥국생명은 GS칼텍스 러츠에게 계속 막히며 17-17 동점을 허용했고, 김연경의 스파이크마저 러츠가 유효 블로킹으로 차단해 역전당했다.
흥국생명은 23-24까지 추격했지만, GS칼텍스 이소영에게 득점을 허용, 1세트를 뺏기며 이번 대회 무실 세트 행진이 멈춰섰다.
흐름을 탄 GS칼텍스는 2세트서도 러츠가 이재영을, 이소영은 루시아 프레스코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24-22로 승부를 뒤집었고, 흥국생명이 힘겹게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으나 26-26 상황에서 GS칼텍스 강소휘에게 연속 공격 포인트를 허용해 무너졌다.
결승전답게 3세트도 양 팀은 접전을 펼쳤지만, 간 발의 차로 앞서던 흥국생명은 이재영이 GS칼텍스의 한수진에게 블로킹을 잡히면서 18-18 동점을 허용했고, 러츠의 고공 강타가 그대로 코트에 꽂히면서 역전당했다.
23-23까지 이어진 접전 상황에서 흥국생명은 또 다시 리시브가 흔들렸고, 마지막 2점을 GS칼텍스 이소영이 해결하면서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한편 11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김연경이 수훈선수(MIP)에 선정됐고, 흥국생명 센터 이주아는 대회 라이징스타상을 받았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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