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기도모임 참석 사실 숨긴 코로나19 확진자로 5명 집단감염

과거 학원 강사발 집단감염 재현 우려

인천에서 한 코로나19 확진자가 기도모임에 참석한 사실을 숨기다 5명을 추가로 감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학원 강사의 거짓말로 인해 1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사태가 다시 나타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당국은 자신의 동선을 속인 이 확진자에 대해 형사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579번 확진자 A씨(59)로부터 발생한 모두 5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확진자 중 시가 관리하는 확진자는 3명이며 나머지 2명은 평택 등 다른 시·도 확진자다.

방역당국은 A씨가 참석한 기도모임은 지난 8월16일 계양구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도모임에는 총 9명이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A씨를 포함해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이 이번 집단감염을 확인하는데 늦어진 것은 A씨가 역학조사 과정에서 아예 기도모임 존재를 숨겼기 때문이다. A씨는 ‘종교가 있느냐’라는 역학조사관의 질문에 ‘교회에 다니지만 최근 나간 적은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A씨는 ‘혼자 산다’며 결혼 사실조차 감췄고, 배우자가 대전시 대덕구 순복음대전우리교회 목사인데도 역학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숨긴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A씨는 기도모임 4일 전인 지난달 20일 발열 증상이 나타났으나 당시 해열제를 복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계양구는 A씨가 고의적으로 역학조사에서 거짓말을 해 방역 활동 등을 방해했다고 보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 위반으로 고발 여부 등을 검토 중이다.

현재 A씨를 제외한 인천의 확진자 3명의 밀접접촉자는 309명에 달한다. 방역당국은 우선 이들을 격리 조치한 뒤 지난 2주간의 이동 동선 등을 파악하는데 역학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뒤늦게 기도모임 집단감염이 드러나면서 방역당국은 학원강사발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엔 인천에서 한 학원 강사가 동선을 숨기면서 무려 7차 감염까지 발생하며 인천에서 약 1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고광필 인천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은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학원강사발 코로나19 확산때와 같이 GH유형으로 감염력이 강해 대규모 감염 우려가 있다”며 “다만 접촉자의 활동 반경 등을 조금 더 지켜봐야 확산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연수구는 이날 자가격리 중 무단으로 이탈한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인천에서는 이날 1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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