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지난 20일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1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명을 넘어서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최대의 위기’라며 방역 방해 행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 방지를 위해 온 국민이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에 더욱 협력해야 할 때이다. 그동안 비말감염으로 전파하는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막는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효과적이라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쓰는 마스크는 보건위생상 병균, 먼지 등의 흡입 및 비산(飛散)을 막기 위하여 코와 입을 가리는 물건이다. 보건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것은 1919년 스페인 독감이 세계적으로 유행하였을 때부터라고 한다. 당시 미국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은 전차 탑승이 거부되었다. 인간은 보건용 마스크를 쓰기 이전부터 다양한 이유로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를 사용해 왔다. 얼굴을 보호하거나 숨기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고, 흥겨운 오락이나 종교적 제의행위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마스크는 기원전 7천년경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조상과의 영적인 대화를 위해 제의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했다. 마스크의 형태도 사람 얼굴뿐만 아니라 동물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이와 같은 마스크를 쓰면 초원이나 정글에서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마스크를 우리는 가면이라고 한다. 고대 사회에 신분제 사회의 비판이나 주술적 의미에서 사용하던 마스크가 주로 얼굴을 가려 상대방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하는 가면이라면, 오늘 우리가 착용하는 보건용 마스크는 코와 입을 가려 바이러스의 비말감염을 예방해 준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였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불편함과 사회적 거리 두기는 밀접한 접촉을 통한 전통적인 인간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그렇다고 마스크를 벗을 수는 없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접촉 제한은 만남의 ‘양’보다는 ‘질’을 더 생각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인간관계 형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되고 있다.
임봉대 국제성서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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