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하기 보다는 희망을 가지려 합니다.”
사상 유례 없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연천군과 남양주시 수해현장에선 민ㆍ관ㆍ군이 한마음으로 복구작업에 비지땀을 흘렸다.
5일 오후 2시께 연천군 연천읍 상2리. 주민 A씨(58)는 바지를 걷어붙이고 장병들과 함께 흥건하게 고인 빗물을 걷어 내고 있었다.
육군 5사단 장병들도 물에 잠긴 주택과 비닐하우스에서 물을 퍼내고 가재도구를 옮기는 등 복구작업에 힘을 보탰다. 장병들은 간헐적으로 내리는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배수로를 뚫고 침수된 지하창고에서 토사들을 걷어 내느라 잠시 허리를 펼 틈도 없었다. 앞서 이 일대 주택들과 비닐하우스, 농경지 등은 지난 4일 내린 폭우로 물에 잠겼다.
하지만 장병들이 긴급재난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현장에 출동하면서 실의에 빠진 주민들이 다시 용기를 냈다.
특히 육군 5사단 예하 표범연대 소속 주임원사와 행정보급관 등 25명으로 구성된 ‘표범나눔봉사단’의 복구지원이 주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이재일 표범연대 주임원사는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군인의 의무로 생각하면서 수해복구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연천군 자원봉사센터도 이날 자원봉사자 120여명을 투입, 수해복구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들은 토사와 이물질로 막힌 주택 배수로를 뚫고, 침수된 비닐하우스와 지하창고 복구에 여념이 없었다.
강정식 연천군 자원봉사센터장은 “수해피해를 입은 현장에 봉사단체를 신속히 투입, 주민들을 돕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대 남양주시 퇴계원9리 신하촌 마을. 이 마을 일대는 최근 내린 폭우로 왕숙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침수가 우려됐다. 이에 공무원들이 주민들을 인근 퇴계원 고등학교로 긴급 대피시키고 복구작업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이 머물고 있는 인근 퇴계원고교 체육관 2층에선 자원봉사단체 회원들이 이재민들을 도왔다.
신하촌 마을 주민 B씨는 “집을 떠나와 불편하지만 시와 읍사무소, 자원봉사자들이 이재민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무원들과 함께 구호물품을 정리하고 이재민들을 격려해주고 있었다. 5일 현재 이곳에는 23세대 50여명이 머무르고 있다.
남양주시와 퇴계원읍사무소 공무원, 남양주 적십자 퇴계원봉사회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봉사팀도 식사 및 간식 제공, 구호물품 정리, 청소, 방역 및 소독, 안내 이재민 돕기에 앞장섰다.
김옥녀 남양주 적십자 퇴계원봉사회장은 “지역에서 재난이 발생했는데 우리가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재민들을 보살피는 보람이 크다”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한편 남양주시는 침수가 우려되는 마을에 직원들을 내보내 혹시라도 집에 머무는 주민들이 있는지 점검하고, 왕숙천 수위와 가옥 침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
동두천ㆍ남양주=송진의ㆍ심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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