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커리어를 언급하지 않아도 헤르만 헤세가 세계 문학사에 끼친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은 모두가 동의한다. 하지만 그의 생애는 전반적으로 세계대전과 나치즘에 따른 탄압과 정신병으로 점철돼 비극성을 강하게 띤다.
헤르만 헤세의 생전 작품을 통해 그의 내면은 물론 연민과 광기를 조명해 줄 신간 <헤르만 헤세의 진실>(인간사랑 刊)이 출간됐다.
이번 신간은 저자인 민성길 용인 효자병원 진료원장(연세대 의대 명예교수)이 헤세의 삶과 글에 녹여진 그의 내면을 정신역동적 사례연구로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헤세의 첫 소설인 <헤르만 라우셔의 유작과 시>의 주인공 헤르만 라우셔부터 마지막 소설 <유리알 유희>의 주인공 요셉 크네히트까지 모든 등장인물은 작가 헤세의 대역이자 분신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양가감정적 고뇌와 죄의식에 시달리는 모습을 자주 연출한다. 저자는 헤세가 추구한 내면의 진실이 여기에 있다고 주장한다. 헤세의 죄의식은 궁극적으로 성(性)과 분노, 증오, 저항으로부터 비롯됐다. 이는 헤세가 앓던 우울증과 정체성 혼란의 원인이기도 했다.
저자는 헤세의 죄의식이 그의 문학 창조의 원동력이자 연민을 유발하는 요소라 말한다. 정신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저자가 관련 분야 지식으로 어떤 내용을 풀어갈 지 읽어보도록 하자. 값 3만5천원.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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