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고라니에게 가스마스크를 파는 뉴 노멀 상황 피하자

최근의 코로나19로 인하여 우리에게 필수품이 된 마스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웃을 수만은 없는 일화가 있다.

고라니들이 살고 있는 심산유곡에 가스마스크를 만드는 사업가가 어느 날 들어와서 가스마스크 공장을 짓기 시작하였다. 깊은 산 속 공기 좋은 곳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던 고라니들은 갑자기 자기들의 터전에 가스마스크 사업가가 가스마스크 공장을 짓고 있자 그 이유가 궁금했다.

그래서 고라니들이 위 사업가를 찾아와서 여기에서 무엇을 만들려고 공장을 짓고 있는지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위 사업가가 너희 고라니들이 필요로 하는 가스마스크를 만들려고 공장을 짓고 있다고 대답하였다. 그런데 고라니들은 이렇게 깊은 산 속에 공기가 맑아서 가스마스크가 전혀 필요 없다고 일축하였다.

이에 위 사업가는 너희 고라니들이 가스마스크를 필요로 하는 날이 머지않아 오게 될 것이고 그때 너희가 나에게 다시 찾아와서 가스마스크를 구입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였다.

그 사이에 공장건축이 완공되어 가스마스크를 본격적으로 제조하기 시작했다. 공장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깊은 산 속으로 서서히 퍼져 나가 고라니들이 숨 쉬는데 점차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가스마스크 공장에서 배출된 가스가 누적되자 고라니들이 자각 증세를 느끼게 되었고 이에 일전에 가스마스크 사업가가 한 말이 불현듯 생각이 나서 그 사업가를 찾아가서 가스마스크를 구입하고 싶다고 말하였다. 그 사업자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내가 전에 너희에게 가스마스크가 필요하게 되어 너희가 나를 찾아오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장담했었는데 오늘이 그날이라고 말하면서 가스마스크를 판매하였다.

이 일화에서 가스마스크를 만든 사업가에 대하여는 목표를 수립하면 그 목표를 관철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아니하는 사업가 또는 고라니에게까지 가스마스크를 판매할 수 있는 매우 수완이 좋은 사업가 또는 병 주고 약 주는 돈만 아는 공해기업자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위 일화에서 나오는 가스마스크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뉴 노멀이 되었으니 매우 안타깝다.

이번에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 19의 근본적 원인은 자연생태계를 인간이 훼손하여 더 이상 갈 곳이 없게 된 자연의 동식물이 인간에 대한 역습이라 하겠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지난 수개월간 공장이 운영을 중단하고 회사와 학교가 문을 닫고 항공기가 운항을 중단한 결과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미세먼지의 발생량이 많이 감소하여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운하가 관광객 없이 물고기와 새들이 노니는 물로 변하고, 인도 델리의 하늘이 백년간 유례 없는 파란색을 보여준 것 등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제는 너무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우리 주위의 생태계도 생각하면서 가끔씩 멈추고 우리의 주변도 배려할 줄 알아야 고라니에게 가스마스크를 파는 뉴 노멀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고문현 제24대 한국헌법학회 회장·숭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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