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단상] 코로나, 연대의 힘으로 이겨냅니다

‘코로나19’란 유례없는 팬데믹의 여파로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가 진행형인 가운데 한국의 위기대처 능력이 특별히 주목받고 있다. WHO의 팬데믹 선언에도 사재기 없는 대한민국, 생활 속 거리두기의 모범적인 실천과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 노력, 쏟아지는 후원과 기부는 ‘위기는 이렇게 극복하는거야’ 라고 전 세계에 분명하고 당당하게 알려주고 있다.

성남시장으로서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절실히 느끼고 감동하고 덕분에 한 수 배웠다. 이에 ‘왜 한국에는 사재기가 없을까’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한결 간결하고 명료해졌다.

첫째 보건소, 성남시의료원을 포함한 공직자들의 친밀하고 섬세한 공공서비스와 둘째는 사재기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즉 택배업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힘이 사회질서를 무너지지 않게 만들었다.

마스크를 만들며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도 표정만은 한없이 밝았던 자원봉사자 분들, 착한임대료 운동에 기꺼이 동참해주신 건물주 분들, 만기 적금을 선뜻 쾌척해 주신 익명의 신혼부부,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취약계층의 맛있는 한 끼를 해결해 주었던 유명 쉐프들, 내가 사는 동네는 내가 지킨다는 일념으로 동네 구석구석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율방재단 여러분들,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주신 공직자 동료들과 종교인들, 기업인들, 체육인들, 그리고 시민 여러분께 그 벅찬 고마움을 나누고자 개인 SNS을 통해 매번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나 지역사회 집단감염으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두렵고 힘들었을 법한 보건소 직원분들, ‘어렵다 힘들다’는 소소한 투정 한 마디조차 아껴둔 채 철저한 사명감과 직업의식으로 묵묵히 일해주신 그들의 노고와 헌신은 그 무엇에도 비교하기조차 아까울만큼 연대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수많은 이들의 따스한 공동체 정신은 결국 따스하고 알찬 결실을 맺었다. 확진자 방문 때문에 피해를 입은 업소들에 위로금을 드릴 수 있었고, 여느 때보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 상인들에게는 희망자금을, 무점포 자영업자 분들과 외국인 취약계층, 학교에 가지 못하는 심한 장애인분들을 위해서는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해드릴 수 있었다. 또 공연취소로 운영이 어려운 발달장애인 예술단체엔 임차료를, 학교급식 친환경농가 운영자에겐 손해위로금을 지원해드릴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은 ‘우리’라는 말을 많이 쓴다. ‘내 집’도 ‘우리 집’, ‘내 나라’도 ‘우리나라’, ‘내가 사는 도시’도 ‘우리 시’다. 이처럼 의식 깊은 곳에 이미 자리하고 있는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그 ‘연대’가 감염병이란 공동의 적에 맞서 우리를 스스로 구하고 있는 것이다. 2천억원이 넘는 성남형 연대안전기금을 기획하면서 ‘연대’란 단어를 넣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아마도 포스트 코로나는 누구도 겪어보지 않은 진짜 새로운 시대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코로나를 끝내 이겨내고 있는 우리에겐 포스트 코로나 역시 기꺼이 맞이하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단단한 근육이 이미 생겼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와의 전쟁을 겪어가며 우리는 다양하고 참신한 연대의 혁신들을 보고 감동하며 몸소 배우는 중이다.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공공 내부에 어떻게 창조적 DNA를 심어 꽃을 피울까. 또 여기에 이미 여러 혁신을 보여주고 있는 시민 여러분과의 끈끈한 연결고리를 어떻게 잘 엮어나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지금까지는 누군가의 희생을 필요로 했다면, 이제는 어느 누구도 고립되지 않고 배제나 차별 없이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그 방법이 무엇인가가 다음 질문이고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방향일 것이다.

결국, 우리가 함께하면 코로나19는 성남을 이길 수 없다. 수많은 이들의 따스한 마음과 노고와 헌신을 더 좋은, 더 나은 시정으로 결실을 맺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은수미 성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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