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명산 광교산을 조명한 시집이 출간됐다.
임병호 시인은 신간 시집 <광교산 가는 길>(문학과 사람刊)을 통해 수원에서 지낸 74년 생애를 회고하며 수원의 자연과 역사, 정한을 노래했다.
임병호 시인은 지난 1975년 첫 시집 <환생(幻生)>을 시작으로 45년간 다양한 심상과 소재를 통해 수원을 조명한 바 있다. 이번 시집은 임병호 시인의 22번째 시집으로 총 6부 92편으로 구성됐다.
1부의 시작을 여는 작품 ‘아, 수원 화성!’은 3장에 걸쳐 수원화성의 역사와 아름다움, 그곳에서 파생된 임병호 시인의 생각이 담겨 눈길을 모은다. 팔달산 기슭 아래 모여사는 백성들의 모습, 무지개가 영롱하게 오른 화홍문과 방화수류 팔각정, 사도세자를 향한 정조대왕의 효심 등이 고루 섞여 읽는 이를 숙연하게 한다. 3부 ‘수원역’은 단순 수원역 묘사에 그치지 않고 그곳에서 화자가 느낀 감정을 다양한 심상으로 표현해냈다. 그윽한 차창여정을 바라보면서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순간을 시각적 심상인 ‘목숨 지킨 그 붉은 언약’, 의인화를 활용한 ‘떠나는 이 보내며 손 흔들던 철로변 코스모스’ 등 다양한 표현으로 그려냈다.
책 제목에 걸맞게 4부는 ‘광교산’이라는 시로 시작한다. 봉녕사, 수원천, 화홍문 칠간수 등 광교산을 구성하거나 인근에 소재한 요소를 통해 웅장하면서도 친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시가 묘사한 산정 종루봉 쇠북소리가 들리는 광교산 분위기는 이번 시집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임병호 시인의 시선은 광교산에 그치지 않고 수원 전역을 향해 있다. ‘조원동 이야기’에서는 사람들이 평상에 모여 앉아 세상 이야기와 덕담을 주고 받는 조원 뉴타운아파트 묘사와 과거 대추나무골이었던 조원동을 회상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방화수류정 난간에 기대 달빛과 함께 술을 마시는 모습으로 이백 시선을 떠올리게 하고 만석공원과 노송지대 등 북수원 지역 곳곳을 시상 삼아 이야기를 전개한다.
임애월 한국시학 편집주간은 “이번 시집은 임병호 시인이 지금까지 지은 수원 관련 시 150여편 중 92개 시를 추려낸 시집이라 의미가 깊다”라며 “수원의 역사성을 문학으로 소화해내며 애향심을 강조한 걸 넘어서 인간미와 인간 내면 속 밝은 면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띤다”라고 말했다. 값 1만2천원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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