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직면한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인류가 본래 한 뿌리에서 나온 존재임을 깨닫는 기회가 되고 있다. 다른 이들을 힘으로 억압하고 지배하려던 삶의 방식을 청산하고, 서로 함께 어깨동무하고 나아가야 함을 자각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요즘 많은 이들이 특별한 연주회를 만들어 감동을 주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현실 속에서 많은 음악가가 각자가 선 자리에서, zoom 같은 매체를 통해 함께 연주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있다. 그중에 우리나라의 유명한 가수들이 함께 부른 ‘상록수’를 들으며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저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마지막 부분에 가사는 마치 가녀린 생명을 기어이 지켜내고야 말겠다는 간절한 다짐처럼 들린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날들도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거치른 들판에 솔잎 되리라”. 각자의 소리가 어울려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는 모습을 보면서 기술이 서로 다른 공간에 머물고 있는 인간을 이런 형태로 이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마웠다.
공존하면서도 갈등하는 것은 생명을 받아 사는 이들이 감내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갈등을 넘어 공존을 모색하고, 공존하면서 서로 존중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건강한 시민들이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목표이다. 건강한 시민의 삶의 특색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르는 분리의 장벽들을 허무는 것이다. 서로 소통하지 못하도록 막는 물리적 장벽도 무너져야 하지만, 미움과 질투로 세운 장벽, 혐오와 차별로 세운 장벽도 허물어야 한다. 이런 마음을 가진 자가 행복하고,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이 아름다운 세상이다. 최근 이태원에서 발병한 집단감염 사건도 이런 차원이다. 더는 혐오와 차별을 멈추어야 한다.
이재갑 교수는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5월7일)’에 출연해 “성소수자가 다니는 클럽이냐 아니냐 자체를 공개하는 게 사실 큰 의미는 없다. 오히려 역학조사위원들에게 방해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얘기 자체를 꺼내지 않았던 게 어떤가, 그런 부분을 부각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지적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전혀 경험하지 않은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각과 자세가 필요하다. 온 국민이 이 어려운 시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데 나의 작은 행동과 말이 사회적인 파장을 생각해야 한다. 또한 가장 피해를 입는 약자들을 위해서 나의 행동에 대한 책무성이 필요한 시기이다.
문명의 토대가 속절없이 흔들리는 이 시대에 “거치른 들판에 솔잎 되리라”는 노래 가사처럼 살아내고 있는 이들을 위하여 함께 노력하고 지켜가야 한다. 서로를 위해 세워가며 함께 살아내는 공동체성을 회복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 이런 노력이 미래 세대들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안해용 경기도교육청 학생위기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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