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Q&A] 자해하는 자녀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Q. 아이가 최근에 친구관계로 힘들어했는데 얼마 전에 팔에 자해한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왜 이렇게 친구한테 연연할까 하는 마음도 들고, 또 혹시 아이가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눈앞이 캄캄해지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부모로서 제가 아이를 어떻게 도우면 좋을까요?

A. 자녀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안타까웠을텐데 자해한 걸 발견했을 때 많이 놀라고 혼란스러우셨을 것 같아요. 힘든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잘 헤쳐 나갔으면 하는 마음에 답답하기도 하고 또 조마조마하셨을 어머님 마음이 느껴집니다. 또한 자녀가 자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많이 당황스러웠음에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문의하신 것으로 볼 때 자녀를 위하는 어머님의 마음이 크고 든든하게 느껴집니다.

자녀가 자해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많은 부모님들이 당황하시고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부모로서 자녀를 위해 열심히 했는데 우리 아이는 왜 이럴까 하는 마음에 그동안 애쓰고 노력한 부분이 허무하게 느껴져 화가 나기도 하고, 그동안 뭔가 잘못한 것이 있는 건 아닐까 하며 후회와 죄책감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이럴 때 우선 부모님 스스로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님이 불안하고 괴롭다면 자녀의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차분한 마음으로 자녀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아이들에게 왜 자해를 하는지에 대해 물었을 때 대부분 ‘모르겠다’고 대답합니다. 그러나 상담을 하면서 아이들은 ‘제 자신이 너무 싫어서 견딜 수 없어요. 저한테 너무 화가 나요’, ‘너무 공허하고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어요. 죽은 것 같이 느껴져요’, ‘너무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워서 견디기 힘들어요’ 등의 말을 합니다. 자해를 하는 이유와 원인이 개인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나 심리적 고통과 관련된 정서적 어려움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자녀의 입장에서 생각해주세요. 미리 판단하거나 결정하거나 옳고 그름을 가리려고 하면 자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을 수 없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의 자해행동을 질책하거나 성급하게 해결책을 말해주기 보다 자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먼저 들어주세요. 자녀는 그동안 충분히 괴로웠고 외로웠고 또 부단히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지쳐있거나 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해라는 ‘행동’이 아닌, 행동을 하게 된 ‘감정’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자녀에게 실망했다고 표현하거나,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거나, 또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말은 자녀가 부모에게 이해받지 못했다고 느끼고 자해를 감추려고 할 수 있습니다. 자녀 행동에 대해 비난하거나 야단을 치는 것보다 자녀가 자해를 하게 된 마음에 대해 읽어주시고 자녀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가 부모님께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면, 이야기하고 싶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자녀에게 알려주세요. 또한 자해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녀와 상의하신 후 가까운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청소년복지지원법 제29조에 의거 설립된 청소년상담전문기관이며 031-212-1318로 전화하면 상담 신청이 가능합니다.

류미숙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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