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완화에 따라 프로야구가 어린이날 개막을 확정했으며 프로축구도 다음달 9일 개막을 목표로 하는 등 프로 스포츠 개막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찾아오는 스포츠지만 올해는 국내ㆍ외의 어수선한 분위기와 감염포비아 등으로 우여곡절 끝에 다시 우리 곁을 찾아와 그 느낌이 새롭다. 필드 위에 펼쳐질 감동을 미리 활자로 만나보는 건 어떨까. 경기장 밖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감동과 이야기가 우리 가슴 속에 전해질 것이다.
▲ “그땐 그랬지”…국내ㆍ외 스포츠 스타들의 회고로 추억을 되살리다
스포츠 호사가들의 입에 아직도 오르내리는 일화는 종목을 막론하고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이 경기 전 날 고주망태가 되도록 술을 마시고도 다음날 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둔 일화, ‘차붐’ 차범근이 1967년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6분 동안 3골을 넣은 일화 등은 그 시대에 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당사자들의 위엄과 스포츠의 멋을 전달한다.
<야구는 선동열>(민음인 刊)은 저자인 선동열이 지난 2018년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대표팀 감독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음에도 선수 선발 논란으로 국정감사를 거친 후 사퇴한 이후에 쓰여졌다. 이 책은 저자가 단순히 ‘국보급 투수’로 살아 온 야구 인생을 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투수 육성ㆍ교정론과 한국야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를 이야기한다. 또, 자신과 함께했던 경쟁자와 동료, 지도자에 대한 평가를 솔직하게 담아내 야구선수를 넘어서 한 인간의 인생과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볼 포>(한스미디어 刊)는 메이저리그의 너클볼러 짐 바우튼의 자서전으로 정우영 SBS 스포츠 캐스터와 한승훈 야구해설가, 최민규 야구기자가 번역을 맡아 눈길을 모았다. 이 책은 <야구본색>, <약물에 취해(Juiced)> 등 전직 야구선수들이 프로야구판에 존재하는 약물, 스캔들, 도박, 인종차별 등을 알린 책들의 아버지 격이라 할 수 있다. 이 안에 담긴 내용에는 자신이 거쳐왔던 팀들과 팀메이트를 향한 평가와 더불어 이들을 향한 ‘뒷담화’도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저자는 이 때문에 야구계에서 한동안 협박과 따돌림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이외에도 2010년 월드컵 전후로 수 차례 자서전을 쓴 박지성의 <멈추지 않는 도전>, <나를 버리다>, <박지성 마이 스토리>를 통해서 저자가 3번의 월드컵 출전과 PSV 아인트호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해외 유수 클럽에서 활약하며 경쟁에서 승리해 온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 그라운드 밖 사람들이 그려낸 스포츠 이야기…팬과 관계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다
그라운드 밖에는 팬, 기자, 구단 프런트 등 스포츠를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스포츠를 바라 본 시각은 선수들의 자서전과는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그 예시에 걸맞는 서적인 <머니볼>(비즈니스맵ㆍ한스미디어 刊)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메이저리그의 강자로 군림해 온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단장 빌리 빈의 실화를 담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저예산으로 매번 밑바닥에 머물던 팀이 상위권으로 도약하게 된 이야기는 비교적 진부하나 그 안에서 빌리 빈 단장이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아울러 빌리 빈 단장의 선수 영입 철학인 ▲출루율과 수비 강조 ▲나름의 스카우팅 철학 ▲고점에 오른 선수는 비싼 가격에 좋은 유망주들과 트레이드 등은 메이저리그의 전체 패러다임도 바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때문에 산다>(브레인스토어 刊)도 팬의 관점에서 각 응원팀의 역사와 추억, 회자되는 선수들을 조명해 공감대를 낳았다. 최근에는 개량 버전인 2.0 버전까지 출간돼 관심을 모은다.
지금은 ‘의리 축구’, ‘’B급 선수’ 발언으로 한국 축구계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물러났지만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를 다룬 책도 아직까지 사랑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스위스, 영국 등 강호들을 상대로 동메달을 획득해 국민 영웅의 반열에 올랐다. <홍명보의 미라클>(자음과 모음 刊), <팀 홍명보호 스토리>(북 오션 刊)는 현장에서 활동하며 홍명보호를 꾸준히 지켜본 스포츠 전문지 기자들이 의기 투합해 성공 원동력과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조명한다. 앞서 그는 2002 월드컵 직전에 자서전 <영원한 리베로>(刊)를 출간한 바 있다.
비슷한 예로 <꿈은 이루어진다>(조선일보 刊)도 약 20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책이다. 조선일보 스포츠레저부, 사진부, 편집부 기자들이 의기 투합해 만든 책으로 2002 월드컵 4강 신화 당시 선수 23명 개개인을 조명한 코너와 타임라인식 전개로 당시 신화창조 원동력을 소개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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