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없어서 못 사는 닌텐도, ‘사기 사이트’까지 등장

▲ 나이스가전

직장인 K씨(33)는 지난 주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한 전자제품 사이트에서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했다가 낭패를 봤다. 커뮤니티에 ‘닌텐도 스위치 재고가 있다’는 게시글을 보고 지인 것까지 2개를 구매, 아무런 의심 없이 78만원을 송금한 것이 화근이었다. 해당 사이트에 적혀진 사업자등록번호는 실제와 다른 업체였고, 연락처에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는 ‘사기 사이트’였던 것. K씨는 “새제품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닌텐도 스위치 재고를 보자마자 홀린 듯이 결제했다”며 “잘 짜여진 사이트에 사업자등록번호도 있어 의심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본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등 전자제품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본보 9일자 7면) 가운데 닌텐도 스위치 인기에 힘입은 ‘사기 사이트’까지 등장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 중고거래 가격이 정가의 최대 2배까지 증가, 새제품 구하기에 열을 올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가짜 사이트로 인한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한 커뮤니티에 ‘전자모아(현재 폐쇄)라는 사이트에 닌텐도 스위치 재고가 있다’는 글과 링크가 올라오자 소비자들의 접속 및 구매가 이어졌다. 이 사이트는 닌텐도 스위치를 중고 가격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해당 사이트는 사이트 내 구매 후기도 없었고, 회원가입 시 휴대폰 인증 등 본인 확인도 이뤄지지 않았다. 구매 시 오직 ‘무통장 입금’으로만 결제할 수 있었고 방문 수령은 불가능했다. 이 같은 근거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자모아가 ‘사기 사이트’라는 의구심이 늘자 해당 사이트는 폐쇄됐다. 이어 다음날인 12일, ‘나이스가전’이라는 사이트에도 닌텐도 스위치 구매가 가능하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또 한 번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이 역시 ‘가짜 사이트’였다. 이 사이트들에 게재된 사업자등록번호를 조회한 결과, 전자모아의 경우 전자제품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산업용재 제조ㆍ판매 업체가 검색됐고 나이스가전은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고 나왔다. 거짓 사업자등록번호를 적어놓은 것이다.

사이트들은 다른 브랜드 전자제품도 함께 판매하는 등 그럴듯하게 꾸며져 있고, 사업자등록번호까지 버젓이 적혀 있어 누구도 가짜 사이트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도메인 주소는 2월과 4월 초 생성된 신생 사이트들이었으며 두 사이트 입금 계좌가 같은 것으로 보아 동일인이 사기행각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트 내 게재된 연락처를 통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한 신고 파악 중”이라며 “은행과 관공서 등이 열지 않는 주말을 틈탄 사기행각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이에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터넷 사이트 피해 발생 시 한국소비자원 등에 연락을 취해야 한다”며 “특히 해당 사이트처럼 무통장 입금만을 원하는 사이트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해령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