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괴리율 폭등
원유가격 상승해도 기대수익을 실현할 수 없어
사진/경기일보 DB
금융감독원이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관련 소비자경보 위험을 9일 발령했다.
최근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이하 ‘레버리지 ETN’)의 지표가치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이례적으로 폭등했는데도 유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이 몰려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경보는 금감원이 지난 2012년 소비자경보 제도를 도입한 후 최고 등급(위험)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는 첫 사례로 기록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거래소와 발행사가 큰 괴리율에 따른 손실위험을 알리고 있어도 거래량과 괴리율이 폭등하는 등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라면서 “괴리율이 폭등한 상황에서 투자할 때 투자자가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긴급히 최고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괴리율은 투자위험 지표로 괴리율이 양수면 시장가격이 과대평가 됐음을 보여준다. 지표가치는 투자 상환시 상환기준가로 사용되며 괴리율 판단기준으로도 이용한다.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ETN 매수가 급증했으나, 유동성 공급 및 괴리율을 조정하는 유동성공급자(LP)의 보유물량이 모두 소진돼 괴리율이 커지고 있다.
레버리지 ETN 상품의 월간 개인 순매수 금액은 지난 1월 278억 원에서 3월 3천800억 원으로 3천522억 원(1,266.9%) 증가했다. 8일 기준 주요 레버리지 ETN 상품의 괴리율은 종가 기준 35.6%~95.4%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ETN은 지표가치에 연계돼 수익이 결정되고, 유동성공급자(LP)가 6% 범위내 관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이다.
괴리율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레버리지 ETN에 투자하면 기초자산인 원유가격이 상승해도 기대수익을 실현할 수 없고 오히려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에 수렴해 정상화되면 큰 투자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한 ETN 상환 시 시장가격이 아닌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상환돼 지표가치보다 높게 매수한 투자자는 상환손실을 입을 수 있다.
금감원은 관계기관, ETN 발행사 등과 협의해 이른 시일 안에 ETN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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