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수출 중소기업의 코로나 기상도

“3월까지는 기존계약이 있어 괜찮았는데 4월 들어 갑자기 끊겼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바이어도 발이 묶여 집에만 있으니 어쩔 수가 없다”, “중국으로 수출이 되고 있어 걱정 없다”, “내수가 받쳐주어 괜찮다”, “저금리 자금 지원을 받아 기존 고금리대출을 상환해 비용부담을 줄이고 싶다”, “상반기까지는 견뎌 볼 수 있는데 하반기로 넘어가면 답이 없다”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말씀으로 보는 코로나19 피해기상도는 7개 기업 중 2개사는 맑음이고 5개사는 흐림인데 이런 상황이 하반기로 넘어가면 답이 없다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중국에 이어 2월 우리나라에 집단감염이 발생했을때만 해도 서방 선진 국가에 코로나19는 동양의 아픔 정도였지만,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에 이어 세계 제1의 경제 대국 미국으로 퍼진 지금은 지구촌 최대의 위험이다. 동시대 사람들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이 전염병이 전 세계의 방역노력에도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더 증폭되어 개인의 생업과 기업의 경제활동에 막대한 피해를 예고하고 있다. 나라마다 천문학적인 자금과 전례 없는 속도감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장기화 되리라는 주장들이 지배적이어서 닥칠 경제충격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코로나로 일찍부터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정부지원이 없으면 파산지경이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어찌 이들뿐이겠는가. 시간이 지나면서 같은 상황에 직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중소 수출기업들에도 자리하고 있다. 앞서 기술한 중소기업 사장은 그 시간의 기준이 금년 상반기라고 했다. 앞으로 3개월간은 견딜 준비와 각오를 되어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4월의 시작서부터 현실은 녹록지 않다. 거래가 절벽이다. 신규 수출계약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계약 물량 선적을 앞두고 취소와 연기가 잇달아 이미 생산에 투입된 자금을 메울 수 없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한, 수출 경쟁력마저 떨어져 고정거래처를 유지하기에도 힘겹다. 항공편 감소로 2배 넘게 오른 물류비용과 수요 감소에 따른 물량감소,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업무축소로 수출대금 회수마저 지연되어 수출기업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피해 기업의 순서에 있어서도 우선은 글로벌 셧다운으로 해외공장 문이 닫혀 납품길이 막힌 기업이고, 다음은 자동차와 같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든 산업의 전후방 부품기업들이다. 완제품을 제조하여 직접 수출하는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나은데 같은 수출액이라도 수출국을 다변화한 기업들은 코로나 영향이 국가마다 달라 그나마 버틸 힘이 있다. 중소기업의 수출거래선 다변화가 왜 중요한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희망적인 것은 중국으로 수출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점이다. 코로나19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든 중국이 90%가 넘는 공장을 가동하며 침체된 내수와 수출 회복을 위해 필요한 원자재 수입을 늘리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중국마케팅을 집중할 때다. 대중 수출비중이 35%가 넘는 경기도로써는 다행스럽지 않을 수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금년 상반기까지는 방역과 치료, 무너진 질서 회복을 위한 불요불급한 품목 이외에는 해외수출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나라마다 앞으로 어떤 변수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수출기업이 인내할 수 있는 시간 내에 코로나와 공존이든 종식이든 해결 방법이 나와 수출중소기업의 기상도가 맑음으로 바뀌기를 기대해 본다.

이계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글로벌통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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