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떠나는 학생들] 1. 부족한 교육 인프라

특목고 진학위해 ‘脫인천’… 한해 수백명 ‘타지行’
예술·체육·생활과학 등 다양한 ‘배움의 열정’ 수용 한계
2019년 803명 빠져나가… 시교육청 교육기반 확충 겉돌아

예비 고등학생들이 인천을 떠나고 있다. 2019년 인천을 떠난 예비 고교생만 800여명. 이들 대부분은 인천의 교육 인프라 부족을 다른 지역 이탈의 이유로 꼽는다.

해마다 강조하는 인천지역의 교육기반 확대가 헛구호에 그치며, 다양한 교육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보는 인천지역의 학생 유출 실태를 진단하고, 인천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원인, 인천형 교육환경 구축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①부족한 교육 인프라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이 인천을 떠나고 있다.

예체능부터 생활과학까지, 고교생들이 원하는 교육 범위는 넓어지고 있지만, 시스템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탓이다.

29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2019년 전체 고등학교 진학생 2만6천693명 중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는 학생은 803명에 달한다.

2018년 고등학교 진학 과정에서 인천을 떠난 학생 수(592명)와 비교하면 211명이 늘었다.

이렇게 빠져나간 학생은 대부분 일반고가 아닌, 예술고나 특성화고 등 특수한 목적의 고등학교로 진학한다.

2019년 타시도로 진학하는 인천지역 예비 고교생 가운데 특수한 목적의 고교로 진학한 학생은 555명으로 타시도 진학생 전체의 69.11%를 차지한다. 분야별로는 특성화고(248명), 예술고등학교(150명) 등의 순이다.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예비 고교생 10명 중 6명 이상이 예체능 등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고교를 찾는 셈이다.

이처럼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건 인천에서 원하는 분야에 맞는 교육시설을 찾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는 얘기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취임 당시인 지난 2018년 “학생들이 인천을 떠나지 않도록 탄탄한 교육기반을 갖추겠다”며 ‘학생이 머무는 인천’을 강조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인천형 예술교육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진한 ‘인천학교예술교육지원센터’ 건립은 2019년 하반기 시교육청 자체점검에서 목표 추진율의 절반밖에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015년부터 설립을 추진하던 예술중학교는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문을 열지 못했다.

이 밖에도 체육중학교를 비롯해 조리고등학교·경영회계고등학교 종류의 특성화고등학교 역시 아직 1곳도 갖추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찌감치 다른 지역 고교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 학부모가 많다.

예고 진학을 준비중인 김지연양(15)은 “중학교에서부터 관련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예중이 없어 일반중학교에 진학했다”며 “걱정했던데로 따로 예술 공부를 하기가 힘들어 고등학교만은 꼭 원하는 전공이 있는 서울로 진학하려 한다”고 했다.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강문희씨(43)는 “아이가 중학교 3학년이 되면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조리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인천에서는 생활과학특성화고에서 조리과학을 일부만 가르치는 수준이기 때문에 경기도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윤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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