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공격루트 활용해 9년 만에 여자부 1위 탈환
여자프로배구 수원 현대건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도 매듭지어진 V리그에서 9년 만에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며 ‘명가 부활’을 알렸다.
현대건설은 지난 23일 한국배구연맹(KOVO)이 임시 이사회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리그 종료를 결정함에 따라 5라운드 성적 기준으로 19승 6패, 승점 52로 서울 GS칼텍스(17승 8패ㆍ51점)를 제치고 2010-2011시즌 이후 9년 만에 1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공수 모두의 부진 탓에 9승 21패로 6개팀 중 5위에 머물렀다. 당시 개막전부터 11연패 늪에 빠진 뒤 시즌 중후반 안정을 찾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은 이루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현대건설은 올 시즌 이도희 감독의 뛰어난 지략과 용인술을 토대로 포지션별 선수들의 고른 활약 덕에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1년 만에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그 중심에 세터 이다영이 있다. ‘코트의 사령관’ 이다영은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볼배급으로 다양한 공격루트를 창출하며 ‘토털 배구’의 핵으로 자리했다.
뿐만 아니라 세터로서는 큰 키(179㎝)를 활용한 공격력과 블로킹 능력을 뽐내며 지난해 11월 IBK전에선 여자선수 역대 최초 두 자리 수 득점(10점)을 올린 세터가 되기도 했다.
또한 올해 막강 ‘트윈 타워’를 구축한 센터진의 활약 빼놓을 수 없다.
11년 연속 블로킹 1위에 오른 ‘베테랑’ 양효진과 지난해 신인왕 정지윤이 구축한 두터운 벽은 팀 블로킹(세트당 평균 2.47개)과 속공(50.78%)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특히 ‘국보급 센터’ 양효진은 여자 프로배구 최초로 개인 통산 5천500득점을 돌파해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올 시즌 새로 합류한 살림꾼 고예림의 역할도 컸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FA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고예림은 27경기에 나서 리시브 722개(효율 35.04%), 디그 세트당 3.24개로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공격에서도 239득점(15위)을 올리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쳐 힘을 보탰다.
이도희 감독은 “갑작스레 시즌이 종료돼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1위로 마감할 수 있어 기쁘다”며 “올해 가장 고심했던 레프트 포지션에서 제 역할을 다해준 고예림과 언제나 팀을 든든히 지켜준 양효진, 올해 많이 성장해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이다영 등 모든 선수들이 조화를 이뤘기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나된 마음으로 ‘통합 우승’에 도전했던 현대건설의 도전은 코로나19로 멈춰섰지만 올 시즌 보여준 근성과 패기는 팬들에게 우승 못지 않은 감동을 선물했다.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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