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주요국 증시 동조화 심해…“상장사, 장기 충격 견뎌야”

최근 국내 주가 하락, 11조 원 판 외국인 매도세가 주도해

주요국 증시가 동조화돼 하락 양상을 보이면서 한국 주식시장이 당분간 높은 변동성에 노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주가지수 하락은 외국인 매도로 주도된 것으로 파악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은 17일 ‘코로나19의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 평가’ 리포트를 통해 코로나19가 글로벌 증시의 공통위험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주요국 증시는 매우 동조화된 하락 양상을 보이고 국내 상장주식의 주가하락도 대외요인에 대한 민감도에 따라 결정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DataGuide, MSCI가 발표한 주요국 지수 추이(1월 10일 지수종가를 100으로 표준화)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지수의 변화는 상당히 동조화된 흐름을 보인다. 주요국 주가지수 수익률 간 상관계수는 0.6 이상으로, 사스(2002년~2003년) 발생 당시 0.3, 신종플루(H1N1)(2009년)와 메르스(2015년) 발생 당시 0.4 수준에 비해 높다.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경기위축 가능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위축 가능성, 국제유가의 급락 등의 요인이 주요국 주식시장에 공통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 주가지수 하락은 외국인 매도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3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 5천억 원을 순매도했는데 누적순매도 추이는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과 매우 유사한 패턴을 나타냈다. 통상 한국 주가지수와 외국인 순매수는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특히 주가가 하락할 때 상관관계가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번 코로나19 발생 이후 주가하락 과정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주요국 주식시장의 하락이 본격화된 시기의 외국인 순매도는 중국요인, 글로벌요인, 유가요인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에서도 유가요인이 외국인 순매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업종 시가총액대비 누적순매도는 유가요인 민감도 하위 1/4 업종에 대해 0.18% 수준이지만 상위 1/4 업종에 대해서는 0.57%로 세 배 이상이다.

김 위원은 “통제하기 어려운 글로벌 위험요인에 직면한 한국 주식시장이 당분간 높은 변동성에 노출되는 것은 불가피하고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패닉에 빠진 외국인의 매도로 인한 주가의 단기적 급락에 대응하는 것보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취약한 국내 상장기업이 장기적 충격을 견뎌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라고 강조했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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