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우리 삶을 뒤덮고 있다. 특히 한국의 상황이 심각하지만 다행인 것은 정부의 적극적 태도이다. 미국 타임지도 한국의 확진자 급증은 상대적인 개방성과 투명성 때문이라며, 높은 진단능력, 자유로운 언론, 민주적 책임시스템 등을 긍정 평가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서 숨은 감염자까지 찾아내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반면, 일본과 미국은 감염 의심자에 대한 검사가 미흡해서 우려되는 상황이다.
빌 게이츠는 인류에게 가장 두려운 재난이 핵무기도 기후변화도 아닌 바이러스라고 경고한 바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퇴치되기보다 만성감염병으로 남게 될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어도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해서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인류가 바이러스와 공존하며 살아가기 위해 생활방식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방향에서 미래 변화를 예상해 보았다.
첫째, 개인보호장비의 활용이다. 마스크는 이제 필수품이며 공공장소에서 일상화됐지만, 착용은 실제로 매우 불편하다. 앞으로 이를 해결한 마스크·헬멧·의복 형태의 전자장치가 등장할 수 있다. 인류의 조상은 옷이 없었으나 이젠 입는 것이 당연하듯, 미래 인류에게는 에어필터·에어컨·히터가 부착된 인체보조장치가 일상화될 수 있다. 착용해도 호흡이 편하고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해주며 항상 최적온도 유지도 가능할 것이다.
둘째, 도시공간의 개인화다. 도시는 집적화를 통해 인류문명의 진보를 가능하게 해줬다. 다양한 기능이 집약돼 효율적이며, 여러 사람의 교류를 통해 창의적 활동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조건은 바이러스에게도 유리하다. 그렇다고 인류가 도시를 포기하고 분산거주방식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도시 내 개인간격 유지를 위한 셀 형태 공간구조로 진화될 수 있다. 주택에서도 1인 단위공간이 기본이 되고, 필요시에만 공동공간을 사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즉, 집적화된 대도시에서 개인화된 공간이 확대되는 것이다.
셋째, 비접촉·비대면 라이프스타일의 확대다. 많은 사람이 직접 모이는 집회는 줄어들고 개인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변화될 것이다. 온라인 회의와 전자 상거래가 확대되고, 직접 대면하는 것은 매우 제한될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는 비접촉식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발달될 것이다. 음성·동작·화상인식을 통해 엘리베이터를 조작하고 자동문을 개폐하는 식으로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가속될 것이다.
이 같은 변화 방향이 실제로 구현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 파급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스타워즈’ 다스베이더의 검은색 헬멧은 아니더라도, 세련된 디자인의 개인보호장비가 유행할 수 있다. 자율주행 개인 교통수단과 1인 주거가 확산되고, 종교집회와 학교교육 방식에도 일대 전환이 올 수 있다. 인류의 삶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화’하기 위해선 바이러스로부터 얻은 오늘의 교훈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민경태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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