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권오형 한국골재협회 인천지회장

어업-자원-건설 함께하는 ‘상생의 길’
자원개발 부정적 인식 개선되길 꿈꿔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식주 중 ‘주’의 가장 기초가 골재인 만큼, 자원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합니다.”

지난 2017년 9월 바닷모래 채취 작업이 종료한 지 2년 만인 2019년 10월 인천 앞바다에서의 바닷모래 채취가 재개됐지만, 권오형 한국골재협회 인천지회장의 고민은 깊다.

바닷모래 공급 중단으로 품질 좋은 콘크리트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건설업계가 바닷모래 채취 재개로 질 좋은 콘크리트 배합을 할 수 있다며 반색했지만, 막상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채취가 중단된 기간 바닷모래 대신 재생골재가 시장을 잠식해 판로가 준데다, 지역 환경단체의 바닷모래 채취 중단 요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권오형 지회장은 “사람이 사는 아파트, 건물, 모래 자갈로 만드는 도로 등 골재는 공공재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경자년에는 골재채취에 대한 오해가 풀려 어업활동과 자원개발, 더 나아가 건설산업까지 모두가 상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골재협회는 어떤 단체인가.

한국골재협회는 골재채취업자의 권익을 증진하고 관련제도를 개선하며, 기술향상을 통해 골재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꾀하고자 세운 단체다.

전체 1실 3부 6과, 10개 지부로 구성됐는데, 그 중 인천지회는 15개 회원사가 소속되어 있다.

1992년 골재채취법시행령 및 동 시행규칙이 공포된 뒤 1993년 7월 건설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법정법인으로 발족했다.

주요 사업으로 골재자원 개발 및 골재산업 진흥, 채취업자의 생산성 향상, 경영합리화, 기술개발 및 품질향상, 수급 및 가격 안정, 회원 이익증대 및 권익옹호, 관련제도 개선, 정보제공 및 간행물 발간, 통계, 회원 간 분쟁 조정·중재 등을 하고 있다.

또 기능인력 교육, 지방자치단체나 공공단체의 위탁사업, 공제사업, 유관단체와의 공조, 수출 확대방안 모색, 업계 질서유지 및 협회 재정기반 구축 등의 사업도 추진한다.

-바닷모래 채취가 재개됐지만, 아직 어려운 점이 많다고 하는데.

워낙 오래 바닷모래 채취가 끊기다 보니, 업체들의 경영난은 말도 못하게 심각한 상태다. 

이 분야는 장비가 굉장히 고가이기 때문에 유지관리에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모래채취선은 1척당 60억여원이고, 세척설비는 1기당 10억여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하역장비 10억여원, 상차장비 5억여원 등으로, 이들 장비는 수리하는 데만 수억원이 든다. 

문제는 바닷모래 채취가 재개됐지만, 아직 놀고 있는 장비가 절반 이상이란 것이다.

인천지회 소속 업체들이 할 수 있는 1년간 바닷모래 채취량은 1천894만199㎥로 여기에 맞는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허가량은 600만㎥에 불과하다.

이는 업체들이 보유한 장비와 인력이 30%만 가동돼,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여기에 생태계 보전협력금(150여억원·3년), 주민발전기금(27여억원·1년), 주민감시선 4척 운영비(2억여원·1년), 문화재지표조사·해상교통안전진단·해역이용협의서류·환경영향평가서 36여억원 등의 고정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판로가 쉽게 확보 안 되는 부분은 가장 심각한 문제다.

레미콘생산업체와 건설현장 등에서 바닷모래 채취를 재개한 작년 10월 이전까지 산림·육상·재생골재 등만을 사용해 재생골재가 시장을 잠식한 상황이다.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계획인가.

긴 시간 공급을 못 했기 때문에 쉽게 극복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예전에 바닷모래 수요가 전체 골재의 70% 이상을 차지한 만큼 기대를 걸고 있다.

따라서 바닷모래만의 장점을 레미콘 업체, 건설업체 등에게 지속적으로 알리려고 한다.

바닷모래는 유해성분이 없는데다 강도가 뛰어나, 안전도 측면에서 재생골재보다 우위에 있다.

최근 재생골재 중 일부 불량골재들이 시장에 공급돼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민이 만족할 만한 건축물을 공급하려면 최고의 재료가 들어가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지다 보면 바닷모래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인천지역의 바닷모래 채취 관련 종사자들은 5천여명이 넘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 그 가족들까지 합치면 1만명이다. 

그동안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난 종사자들, 부도난 업체들이 이제 다시 모여 함께 하는 날이 오길 학수고대한다. 

 

 글_이민수기자 사진_장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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