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 평택대학교 박혜숙 교수

“학생들이 자신만의 브랜드 구축할 수 있도록 끝없는 노력과 독창성의 가치 전수할 것”

“제자들이 의류를 디자인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도록 기술 전수 못지않게 정신적인 가치 전수에도 주력하겠습니다.” 박혜숙 평택대 패션디자인및브랜딩학과 교수는 제자 디자이너들이 단순 의류 디자인 방법을 배우는걸 넘어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노력과 오리지널리티(독창성)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지난 2010년 평택대 패션디자인및브랜딩학과의 창설과 동시에 임용돼 10년 간 학과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임용 이전에는 홍대 시각디자인학과와 동대학원 의상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이후에는 영국 University of The Arts London에서 석사학위를 마쳤다. 그는 “당시에만 해도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이 패션 분야의 메카였지만 이곳들이 현대 디자인에만 몰두하고 있어 나랑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라며 “영국은 그때부터 이미 전통 의상을 비롯해 미래 지향적인 의상들까지 골고루 주목하고 있어 그곳에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에서 귀국한 그는 평택대 교단에 서면서 대외협력실장과 대외협력처장을 역임하며 학생들이 기회를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의 노력덕분에 학생들은 전국 대학생 니트 콘테스트는 물론 서울국제일러스트공모전 등에 참가할 수 있었으며 각 대회마다 호평받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지난 2013년부터 열게 된 졸업패션쇼는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열려 학생들의 재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대표적으로 3, 4, 6회 졸업패션쇼는 미국 LA자바마켓 스텐포드 플라자의 초청으로 현지에서 개최해 매년 10여 명의 학생이 미국 패션업체게 취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아울러 미국 현지에서 패션쇼를 진행하고 인턴을 경험해 졸업 후 취업하는 과정이 ‘K-MOVE SCHOOL’ 사업에 선정돼 국내에서 현장실습교육, 영어수업, 실무교육을 받은 후 현지 패션업체에 취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학생들의 역량을 인정받게 됐다.

그렇다면 박 교수가 제자들에게 전수한 노하우는 무엇일까. 먼저, 박 교수는 기술적인 측면으로 ▲눈 감고 그리기 ▲반대손 스케치 ▲소재 개발 등을 강조한다. 평택대 패션디자인및브랜딩학과 신입생들은 실기를 치르고 입학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으로 나뉜다. 그는 실기 입학생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점에 강점이 있고, 비실기 입학생은 독창성과 감성 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한다. 두 부류 학생의 강점을 살리고자 입학과 동시에 눈을 감고 그림을 그리게 시키고, 이 과정이 끝나면 주 손이 아닌 반대손으로 그림을 그리게 시킨다. 이 두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그림은 다소 엉뚱해보여도 간혹 무의식 속에 담긴 형태나 우연하게 드러나는 형태 등을 통해 괜찮은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재 개발도 박 교수가 제자들에게 적극 강조하는 기술 중 하나다. 그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인간을 통해 나올 수 있는 디자인은 다 나왔기 때문에 작품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건 소재”라며 “염색, 디지털 프린팅, 직접 봉제 등을 통해 소재 개발을 할 수 있는만큼 학생에게 졸업 작품의 자체 개발 소재를 60% 이상 활용해야 졸업할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신적인 가치로는 노력과 독창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우연히 보고 듣고 접한 걸 바탕으로 드러내는 독창성을 온전히 자기 것이라고 오해한다”라며 “우연이 아닌 자신이 직접 찾아보는 과정을 통해 자기 것을 만들 수 있으니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학생들에게 개강과 동시에 아이디어 스케치를 위한 소재, 그림 등을 찾아 스케치하게 한 후 수십 수백장을 그리게 한다. 보기에는 엇비슷한 그림이지만 그 안에는 조금씩 다른점을 띄고 있고 그 중 괜찮은 작품이 나오면 도면 제작에 들어간다. 

학생들은 도면 제작을 위해 도면 분야의 다른 교수에게 피드백을 받은 후 다시 박 교수를 찾아가 확인을 받은 후 봉제실에서 작업에 들어간다. 봉제실 안에서의 작업은 자체 개발 소재, 자체적으로 만든 스케치에 기반한 디자인 등 온전히 자기 것으로만 하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면 금새 1년이 지난다. 1~3학년은 이 같은 과정을 숙련하고 학년이 올라갈 수록 더욱 질 높은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한다. 이윽고 4학년이 되면 졸업패션쇼를 위해 총 4벌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개강 전부터 작업에 착수한다.

박 교수는 “학생을 향한 립서비스는 학생을 죽이는 길”이라는 점을 전제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실제 현장에서의 작업을 위한 훈련이 우선적으로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 다소 무리한 일정이더라도 많은 패션쇼와 강의로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라며 “학생들이 하나의 독립된 디자이너로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글_권오탁기자 사진_박혜숙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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