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공연하는 성악가 폴 포츠] “내 음악 지지해준 한국 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전할 수 있어 감사”

“성공의 정의는 급여, 차, 명예 등이 아니라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일을 하는 겁니다. 올해 한국의 팬 분들께서도 자신을 자신답게 만들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세계적인 성악가 폴 포츠(50)는 지난 12일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10여 년 간의 활동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계획과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폴 포츠를 상징하는 단어는 무엇일까. 극복, 자아실현, 재능발휘 등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와닿는 단어는 ‘희망’이다. 우리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역경을 극복하고 모든 이가 바라보는 무대 위에서 빛나는 모습을 보며 희망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07년 오디션 프로그램 <Britain’s Got Talent>에서는 그가 휴대폰 외판원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나는 과정이 생생히 담겨있어 감동을 더했다.

그런 그가 16일 파주를 시작으로 약 5~6주 간 열리는 내한공연을 위해 방한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그는 이번 공연 이전에도 지난 2007년 국내 팝페라 그룹 일루미나와의 듀엣 레코딩 이후 <놀라운 대회 스타킹>,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등 국내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의 시축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의 시구 등 50회가 넘게 방한한 ‘친한파 가수’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성악가가 친한파 가수가 된 계기는 사람들의 친절함이었다. 과거 우리나라의 경치와 음식이 맘에 들어 종종 방한했던 그는 어느날 패스트푸드점 무인결제기에서 계산을 하지 못해 곤혹을 겪던 중 사람들이 먼저 말을 걸어줘 결제를 할 수 있었던 일화, 길을 잃었을 때 사람들이 친절히 목적지로 안내해 준 일화를 설명하며 “한국 사람들이 외국인을 도와주는 풍경은 굉장히 흔한 일이라 더욱 호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음악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폴 포츠는 16일 파주 공연에서 그의 페르소나라고 평가받는 ‘Nessun Dorma’를 주 레퍼토리로 2020년 내한 공연의 포문을 열 예정이다. ‘아무도 잠들지 말라’라는 뜻을 담은 이 곡은 오페라 <투란도트>의 주요 아리아로 ‘Nessun Dorma! Nessun Dorma! Tu pure o Princessa (아무도 잠들지 말라! 아무도 잠들지 말라! 오 공주님 당신도 잠들지 마시오)’, ‘Ed il mio bacio scioglierà Il silenzio che ti fa mia!(그러면 나의 키스가 침묵을 깨고 그대는 나의 것이 될 것이오!)’ 등의 가사와 줄거리를 기반으로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 특유의 감성, 폴 포츠의 개성 넘치는 발성과 음색이 섞여 아직도 호평받고 있다.

폴 포츠의 무대는 단순히 ‘Nessun Dorma’와 ‘Parla piu piano’ 등 외국 곡들에 그치지 않고 ‘그대 그리고 나’, ‘그리운 금강산’ 등 우리에게 익숙한 국내 곡들도 선보이게 돼 눈길을 끈다. 

그는 “매번 내한 공연할 때마다 한국 곡을 부르는데 한국어 특유의 모음 발음이 어려워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린다”면서도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내가 사랑하는 곡만 불러야 하는데 ‘그대 그리고 나’, ‘그리운 금강산’ 등은 내가 사랑하는 곡인만큼 양질의 공연으로 무대 위에 서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폴 포츠의 이번 내한 공연은 단순히 정기 공연이나 순회 공연 형태가 아닌 희망을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그는 과거 학창시절 학교와 교회에서 합창단, 성가대로 활동하며 음악을 맺은 이야기부터 지난해 독일과 덴마크에서 무려 2달 동안이나 쉬지 않고 진행한 공연, 지난해 12월 인천에서의 내한 녹음 등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음악은 내게 어린 시절 유일한 친구, 안식처, 개인적인 출구였다”라며 “내가 스타가 된 후에도 초심을 잃지 않는 원동력, 음악을 향한 열정 등은 모두 나를 꾸준히 격려해주고 내 음악을 듣고 지지해주는 모든 이들로부터 비롯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12월 인천에서의 내한 녹음을 예로 들며 음악을 향한 남다른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인천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곡가인 프란체스코 파올로 토스티의 곡을 4일간 40개나 녹음했다”라며 “힘든 스케줄이었지만 늘 음악 주변만을 맴돌던 내가 음악에 직접 참여하고 나를 지지해주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매번 감사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2의 폴 포츠’, ‘넥스트 폴 포츠’를 꿈꾸며 음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위한 격려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폴 포츠는 “성공의 정의는 남들마다 다르지만 나를 나답게 만드는 일을 시작해 그걸 잘해나가고 개선해 나가는 게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한국의 팬 분들도 올 한해 자신만의 성공을 쟁취하실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글_권오탁기자 사진_경기일보 미디어본부 영상팀 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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