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스며든 예술… 경기북부 문화 르네상스 열 것”
의정부예술의전당이 지난해 말 의정부문화재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경기북부지역 공연예술 메카에서 문화예술의 생태계를 만들어갈 전초기지 역할을 자임한 것이다. 때마침 경기북부지역에 문화의 숨결을 불어넣는 다양한 정책도 추진되고 있다. 지난 10일 의정부문화재단에서 만난 손경식 대표이사는 “기초재단으로 의정부 시민은 물론 경기북부지역의 문화예술을 꽃피울 수 있는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취임하자마자 재단 출범과 이에 따른 굵직한 일들이 쏟아져 어깨가 무거울 법도 했지만, 인터뷰 내내 그의 말에서는 자신이 넘쳤다. 꼼꼼하게 계획하고 치밀하게 고민한 자신감이었다.
Q 취임하자마자 문화재단 출범이라는 큰 산을 넘었다. 정신없이 바빴겠다.
A 지난해 11월 21일 출범식을 열고 정식으로 의정부문화재단으로 출범했다. 공연과 전시 중심인 의정부예술의전당을 문화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문화재단으로 새롭게 출범시키면서 조례 개정과 정관 개정 등에 주력했다. 또 문화관광체육부에서 시행하는 문화도시 지정 사업에 공모하고자 문화도시추진지원단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설치하고 포럼과 토론회 등을 열며 준비 작업을 해왔다. 문화재단 출범에 부응할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을 이루고자 조직을 정비하고 방향을 그렸다.
Q 취임 당시 흔히 말하는 업계에선 우려도 나왔다. 예술 전문가가 아니란 이유였다.
A 그런 우려도 이해한다. 하지만, 의정부 부시장 경력을 포함해 공무원 생활만 40년 10개월에 달한다. 문화예술은 물론 관광, 통일 등 안 거친 부서가 없다. 의정부문화재단은 예술 애호가들을 위한 예술뿐만 아니라 대중을 위한 예술정책도 펼치고, 다양한 협업 사업도 펼치는 곳이다. 경영을 하며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예술을 포함한 도시, 지역, 시민, 외부와의 협력관계 등 폭넓은 그림을 그려나가겠다.
Q 변화와 혁신을 위한 조직 변화가 궁금하다.
A 기존 2본부 5부 3실에서 2본부 5부로 부서를 통ㆍ폐합하고 담당업무를 합리적으로 조정했다. 시민의 삶에 예술이 스며드는 정책을 펼치고자 경영행정본부는 문화정책본부로 변경하고 산하에 경영행정부, 문화정책교육부를 뒀다. 문화사업본부 명칭은 기존과 같게 하고, 산하에 공연사업부, 축제예술부, 무대운영부를 둬 합리적인 인사를 진행했다. 재단으로서 능률적이고 스마트한 조직, 더욱 효율적으로 일할 구조를 만드는 데 방점을 뒀다.
Q 예술의전당에서 문화재단으로, 뭐가 크게 달라졌나.
A 기존의 공연과 전시 기능을 담당했던 공연장 중심에서, 시민들의 문화 향유권 보장을 위한 각종 문화예술 사업을 기획하고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기관이 된 거다. 역할도 달라졌다. 군사도시 이미지가 드리워진 의정부를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문화도시로 거듭나도록 각종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시민을 위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각종 문화예술 정책을 개발하고, 문화예술 교류를 확대하는 역할을 맡는다. 시민이 예술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크다.
Q 추진 중인 문화도시 지정 사업은 무엇인가.
A 문화관광체육부에서 2017년부터 추진 중인 사업으로 문화도시 지정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거다. 경기도에선 부천시가 지난해 말 지정됐고, 오산시가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됐다. 모두 남부지역이다. 의정부시가 북부에서 처음으로 올해 문화도시 지정을 신청하려 준비 중이다.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5년 동안 정부와 경기도에서 150억 원을 포함한 약 200억 원의 사업비로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 등의 사업을 펼칠 수 있다. 의정부가 군사도시 이미지를 벗고 문화도시로 거듭나는 데 꼭 필요한 과제라고 본다.
Q 문화 불모지였던 경기북부지역에 문화예술을 불어넣는 다양한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의정부문화재단의 역할과 책임감이 더 커질 텐데.
A 더 품격 높은 공연 환경을 조성해 북부지역민들에게 수준 높은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올해 공연장을 현대식 음향과 조명영상장비가 갖춰진 시설로 리모델링 할 계획이다. 출범한 지 20여 년이 지나 노후화된 무대장치와 음향, 조명을 현대화해 안전하고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하도록 환경을 만들겠다. 상반기 중 리모델링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작업할 예정이다.
또 경기관광공사와 경기문화재단이 북부지역에 이전하면 함께 할 수 있는 공연과 협업이 많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 공동 개최라든지 교환, 또 시군 문화재단과 문예회관과의 협업 등을 통해서 경계를 넘나드는 활동을 해볼 계획이다.
Q 많은 자체 제작 공연과 축제가 외부 관객에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8회를 맞은 의정부음악극축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지역대표 공연예술제 A등급을 받았는데.
A 그렇다. 경기관광공사에서도 관광예술 대표축제로 선정되는 등 최고의 음악극 축제로 자리 매김 하고 있다. 올해엔 프로그램에 다변화를 줄 예정이다. 포천, 양주 등 북부지역에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동남아지역 관련 프로그램을 보완할 거다. 지역주민이 즐길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은 더욱 개발하고, 다양한 계층의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
Q 올해 3회를 앞둔 블랙뮤직페스티벌도 차별성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A 2회를 맞은 지난해엔 3만여 명의 힙합, 재즈 애호가들이 모여 대성황을 이뤘다. 미군 부대의 영향으로 지역에 자리 잡은 힙합문화, 의정부만이 가진 지역 콘텐츠를 가지고 윤미래, 타이거 JK 등을 비롯해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적극적으로 발벗고 나서 의정부만의 콘텐츠를 만들었다.
특히 지난해 코레일과 협업해 진행한 평화열차 With BMF는 의정부를 거쳐서 철원을 가는 코스로 개발됐다. 의정부가 분단과 전쟁의 현장에서 평화와 안보의 상징으로 거듭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연천으로 코스를 추진 중이다. 프로그램도 힙합과 재즈 이외에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의정부 비보이 공연 등을 추가해 블랙뮤직 페스티벌이 의정부를 넘어 경기도, 세계적인 축제가 되도록 할 거다. 또 캠프 잭슨 등 반환되는 미군공여지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관계부서와 협의 중이다. 대회 완성도를 높이고자 경기문화재단과 공동 개최도 추진 중이다. 이런 문화예술 기획 콘텐츠들이 의정부가 문화도시, 문화를 사랑하는 시민이 거주하는 도시로 이미지를 재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Q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A 올해는 의정부문화재단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원년이다. 의정부문화재단의 비전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실현을 위한 중장기 발전전략과 실행계획을 마련할 거다.
시민을 참여하고 직접 문화를 만들어가는 프로그램 마련에도 주력하겠다. 의정부지역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는 단체와 동아리 지원을 더욱 활성화해 일상 속에서 문화가 꽃피우도록 하겠다. 재단이 선보일 다양한 생활예술 지원정책과 시민의 일상 속 예술 활동이 지역 기초문화예술 활성화라는 큰 결실로 이어지면 좋겠다. 안전하고 품격있는 공연환경 조성을 위한 리모델링 사업 역시 잘 진행되도록 주력하겠다. 말씀드린 일들은 재단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민과 도민들의 호응과 관심 부탁한다.
정자연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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