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지역화폐’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불과 60여 곳의 지자체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했으나 올 11월 현재 170여 곳 이상으로 대폭 확산하고 있다. 발행지역이 3배 가까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국비지원 사업인 데다 광역시의 맏형인 격인 경기도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지자체의 부작용 및 역기능 등을 감안한다 해도 지금의 확산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편적 복지에 해당되며 기본소득의 일환으로 발행하는 지역화폐는 전국적으로 열풍이다. 그 중심에는 안산지역화폐인 다온이 있다.
올 4월1일부터 발행된 다온은 맘카페 등 다양한 경로의 입소문을 타고 찾는 시민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지류식 화폐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이 확대된 것도 다온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다온은 카드식, 지류식(5천·1만·5만원권) 등으로 쓸 수 있는데 올해 전체 발행액은 정책수당 120억, 일반발행 180억 등 모두 300억 원 규모로 당초 일반발행액 80억 원이 조기 소진되면서 시는 지난 9월 추가로 100억 원을 투입, 11월13일 현재 260억 원이 판매됐다.
이처럼 다온을 찾는 시민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골목경제를 살리는데 동참한 지역 주민, 상권을 살리겠다는 소상공인, 사용자에게 주어지는 파격적인 인센티브(6~10%) 등 삼박자를 갖췄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화폐 사용자, 가맹점 불편 사항 적극 해결
다온은 평소 6%의 할인으로 판매되며 연간 720만원까지 구매가 가능한데 설날 및 추석 등 특별 할인기간에는 10%의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월 최대 구매금인 60만원을 구입할 경우 6만원은 덤이다. 이처럼 다온은 구매 금액한도는 경기지역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며 전국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매력은 시민들이 자주 찾는 상황에서 다온을 몰라 구입하지 못하지 혜택을 안다면 구매하지 안 할 수 없는 유혹에 가깝다.
“지역화폐 다온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의 모세혈관인 골목상권에 온기를 불어 넣겠다”는 윤화섭 시장의 공약에 대한 강한 실천 의지가 빠른 시간에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역화폐는 지역자본의 역외(域外) 유출을 막기 위해 도입된 ‘최선의 수단’ 가운데 하나다.
지역화폐를 추진하는 지역은 저마다 지역 특색을 담아 화폐를 발행하거나 명칭을 붙이고 있으며, 안산시는 전국 공모를 통해 지역화폐 명칭을 ‘다온(多溫)’으로 결정했다.
다온은 소상공인과 골목 경제까지 다함께 따뜻해지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맹점을 알리는 스티커에는 안산9경(景) 중 하나인 구봉도 낙조전망대가 그려져 있는데 이를 통해 지역의 명소도 함께 소개하는 일거양득 효과를 보고 있다.
안산지역화폐 다온은 순수 지역민이 운영하는 업체만을 가맹점으로 두고 있는데 이는 지역에서 발생한 소득이 역내에서만 돌고 돌아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이라는 좁은 범위에서 유통되는 화폐를 통해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도움을 주고 특히 지역화폐를 통해 구성원간 공동체를 형성하고 지역 및 독립성을 회복하자는 것이 지역화폐의 또 다른 목표다. 이렇듯 지역 내 거래를 유도, 지역 생산 증가와 주민간 공동체 회복,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지역화폐의 청사진이다.
현재 지역화폐는 카드식의 경우 대형마트와 영화관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 유흥업소 등을 제외하고 관내 등록된 자영업소 3만7천여 곳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하며, 지류식은 1만4천400여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특히 지류식 가맹점은 경우 전국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최다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법령 및 지침 등 개정
안산시는 지역화폐를 발행하면서 초기 발생되는 과도한 보조금과 카드깡, 불편한 환전 등 일부 지자체 사례를 철저히 분석, 문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집중적인 필터링을 통해 점검한 뒤 국비 정부지원금 중단 여부에 관계없이 자생력을 갖고 존립할 수 있는 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 성장을 위해 무상교복 지원비, 출산장려금, 복지포인트, 당직 수당 등 각종 수당 등 법령 및 지침 개정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다온을 지급하는 근거를 만드는 성과를 냈다.
이에 윤화섭 시장은 “대형마트에 집중된 자금을 골목상권으로 유도해 지역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가 활짝 웃을 수 있고 잘 살아 보자는 것이 지역화폐 발행의 취지”라며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강조하는 정책의 하나로 현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은 지역경제 활성화다”라고 말했다.
글_구재원기자 사진_안산시 제공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