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용의 The 클래식] 헷갈리는 소나타와 소나타 형식

‘소나타’란 말이 클래식 음악에서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

피아노 소나타, 바이올린 소나타 등 악기 명 다음에 따라붙는 숱한 소나타들. 그리고 또 하나 ‘소나타 형식’이란 게 있다. 많은 클래식 음악을 점령하고 있는 ‘소나타’와 ‘소나타 형식’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소나타

‘소나타’는 기악을 위한 독주곡 또는 실내악곡을 말하는 것으로 보통 2악장 이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나타(Sonata)의 원형은 이탈리아어 동사 소나레(Suonare)로 ‘소리로 알린다’란 뜻이 있고, 성악곡을 뜻하는 칸타타(Cantata)의 반대 개념, 즉 기악곡이란 뜻이다.

오로지 사람의 목소리가 최고의 음악으로 인정받던 문예 부흥기(16세기 르네상스까지)에서의 기악은 성악곡의 반주 역할로 만족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17세기 바로크 음악이 시작되던 무렵부터 서서히 기악을 분리 독립시키고자 하는 기운이 싹트면서, 모든 기악곡을 통틀어 가리키는 것으로 ‘소나타’가 탄생하게 되었다. 초창기 소나타는 특정한 음악 장르를 가리키는 용어가 아닌 기악곡 전체를 의미하는 넓은 의미로 쓰였다. 하지만, 중기 바로크시대에 이르러 교회 소나타와 실내 소나타로 나뉘어 불렸고 점차 독주악기를 위한 다악장의 기악곡을 가리키며 그 의미가 세분화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 또한, 소나타와 함께 흔히 쓰이는 소나티네(Sonatine)는 ‘작은 소나타’를 뜻하며, 소나타와 마찬가지로 2~4악장으로 이루어진 기악곡이다.

▲소나타 형식

제시부 → 전개부 → 재현부를 기본으로 하는 ‘소나타 형식’. 같은 ‘소나타’란 말로 인해 우리는 ‘소나타’와 ‘소나타 형식’을 혼동할 수 있다. 하지만 ‘소나타’와 ‘소나타 형식’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소나타는 바로크 시대를 거쳐 18세기 고전주의 시대를 넘어오면서 오늘날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이든에 의해 ‘소나타 형식’으로 확립 되었다. 다시 말하면 ‘소나타 형식’은 고전주의 시대에 이룬 기악곡의 다른 형식이다.

소나타 형식을 살펴보면 앞서 이야기한 대로 제시부, 전개부, 재현부가 기본이다. 절대음악이 원칙이고, 두 가지 이상의 대조되는 복수 악장으로 구성된 소나타 형식은 보통 남성적(제1주제)인 것과 여성적(제2주제)인 것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둘이 합쳐져 하나의 완성체가 된다. 제시부에서는 우선 남성적인 제1주제가 소개되고, 여성적 성격으로 그와 대조를 이루는 제2주제가 이어진다. 하지만 제2주제는 제1주제와 전혀 다른 것이 아니라 제1주제와 친근한 조성을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이 두 주제가 합쳐져 계속 반복되면서 듣는 사람에게 제시부의 주제를 확실히 인지시켜 주게 되는 것이다. 전개부는 앞서 나온 두 주제를 더 느리게 또는 더 빠르게 변경하여 발전시키며, 마지막 재현부에 이르러서는 말 그대로 제시부에서 보여준 것을 재현해 보이며 곡을 마무리한다. 또한, 이런 소나타 형식은 교향곡, 협주곡의 1악장이나 마지막 악장에 사용된다.

정승용 지휘자•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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