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출범한 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났다. 이는 1992년 평화은행 인가 이후 24년 만의 신규은행 인가였는데, 두 은행의 가입자 수는 이미 천만 명을 넘어섰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간 결합을 통해 모바일 기반의 혁신적이고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한편, 기존 금융기관 간 ICT 기반 혁신 경쟁을 가속화시켰다고 평가된다. 최근 정부는 3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을 받았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은행산업을 포함한 금융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자금을 중개하는 대표적인 금융기관으로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중대한 역할을 감안하여 다양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은행법은 원칙적으로 산업자본이 은행의 주식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은행과 대주주 간의 거래를 제한하는 등 은행의 사금고화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를 두고 있다. 또한, 은행의 부실화는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자기자본비율 규제 등 은행의 건전한 경영을 위한 자본건전성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은 ICT 기업의 경영참여와 적극적 역할이 필수적으로 요구됨에 따라 정부는 특례법을 제정해 KT, 카카오 등 정보통신 주력기업인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34%까지 취득할 수 있도록 소유규제를 완화했다. 아울러 신규 설립되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자본건전성 규제를 일정 기간 완화해 적용하는 등 규제 부담을 경감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은행산업뿐만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에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져올 혁신에 거는 기대가 큼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중금리 대출 활성화,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등 도입 초기 기대했던 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과 시중은행의 ICT 관련 투자가 상당한 수준으로 이뤄져 인터넷전문은행만의 경쟁력과 차별점을 찾아볼 수 없다는 우려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산업에 가져온 변화는 쉽게 무시하기 어렵다. 현재는 당연하게 느껴지는 비대면 계좌개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간편한 송금, 간편한 대출금리 조회 및 주말과 휴일에도 가능한 대출 서비스 등은 금융이 ICT와 만나 이루어낸 혁신의 결과물이다. 이처럼 금융과 ICT가 결합해 가져다준 결과를 목도한 후 정부는 금융기관이 핀테크(FinTech)기업에 대한 출자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자회사 소유규제를 상당 부분 완화하기도 했는데 향후 AI, 빅데이터 등 기술기반 기업과 은행의 협업을 통한 은행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또 하나의 은행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은행산업 혁신의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승기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제조사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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