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인아라뱃길을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애초 굴포천 유역의 홍수방지대책으로 시작한 경인운하가 물류운송기능으로 전략하였으나 그 기능마저 못하고 있어 지역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토부 관행혁신위원회에서는 경인운하를 실패한 정책으로 간주하고 기능전환 방안을 연구용역을 통해 모색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 중이며 공론화 및 개선방안 연구용역도 발주하여 진행 중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전거 도로’ 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관심과 담론도 부재한 실정이다. 오히려 일부 정치적으로 이용할 움직임이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경인아라뱃길은 실패한 정책이지만 인천에 있는 소중한 자원임에 틀림없는 사실이다. 정부나 수자원공사가 여러 가지 이유로 막대한 재원을 투자한 실패사업으로 애초의 물류기능을 수행하지는 못하지만 현실에서 값비싼 자전거도로로 활성화되고 있다. 주요목적인 굴포천 치수의 기능은 충실히 수행하고 있으나 물류기능은 사업계획대비 8.3%수준이며 여객기능도 19.9%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개통이후 연평균 관광객 증가율은 22.03%로 높은 관광수요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경인아라뱃길은 관광수요와 잠재력을 고려한 기능재정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능재정립에 앞서 지역이 앞장서서 주요한 의제를 선행적으로 해결하고 전제할 필요가 있다. 우선적으로 정부와 수자원공사의 ‘아라뱃길 실패와 포기 선언’이 있어야 한다.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기능을 재정립하기 위해서 연결고리를 끓고 논란을 종식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기능재정립의 초석이 되는 선언적이면서도 실천적인 행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과거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다른 논리와 목적을 가지고 합리화 하면서 오락가락한 실정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이다.

기능재정립을 위해서는 공론화위원회와 연구용역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지역의 관심과 적극참여가 절실히 요구된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용역과정에서 인천 지역의 실질적인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아울러 공론화위원회에도 인천지역의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참여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권한과 역할을 부여받아 현장의 목소리가 잘 반영될 수 있는 조치가 보완되어야 한다.

지역의 정치권은 경인아라뱃길을 다가오는 총선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인천지역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중심의 거버넌스 구축 운영이 요구된다. 관주도와 개발논리를 탈피하고 시민주도의 지속가능한 기능재정립을 위해서 시간이 걸리지만 천천히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천시도 올바른 방향정립에 앞장서는 적극 행정을 하여야 한다. 방관자에서 벗어나 인천의 소중한 자산의 실질적 관리 운영권자로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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