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안신당, 한국 정치 ‘태풍의 눈’이 될 수 있을까

민주평화당을 탈당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변화와 희망을 위한 대안정치연대(가칭 대안신당)’가 “발기인대회·창당준비위 발족식을 내달 17일 열고 창당 작업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대안신당의 창당 일정은 이른바 ‘조국사태’와 바른미래당의 분당으로 제3지대가 요동치는 가운데 나왔다. 신당이 제3지대 수요를 모을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국사태 이후 기존 양당체제에 실망한 민심의 이탈이 확인되고, 내분을 빚던 바른미래당도 유승민계가 12월 초 ‘중도보수’ 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밝혔다. 유성엽 대안신당 대표가 총선 직전이 아닌 연내 창당을 결심한 이유는 현재 국민의 바람에 빨리 부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안신당의 창당 성패는 내년 총선의 시대정신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과 새로운 외부인사 영입에 달려있다. ‘국민의당’이 안철수 신드롬으로 20대 총선에 바람을 일으킨 것처럼 유 대표도 참신한 외부인사 영입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 정부여당의 무능력과 후안무치로 인해 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실망은 극에 달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으로 그 민심이 가고 있지 않다는 현실이 대안신당에게는 기대와 희망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부동층이 35%를 넘고 있고 표심을 담을 그릇이 없다는데 일치한다. 안타까운 것은 새로운 신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 데 있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잘하면 관심을 끌고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아직 신당의 성패를 전망하기는 이르지만 대안신당이 성공하려면 첫째,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파격적인 자세와 태도로 창당에 임해야 한다. 임시대표인 유성엽 의원 역시 향후 발굴할 정치신인에게 전권을 맡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둘째, 지역정당을 탈피해 전국정당을 표방하려면 이미지·인지도 등 조건을 두루 갖춘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 우리 국민은 “새것을 좋아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이는 정치의 때가 묻지 않은 참신한 인물을 원한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그렇다고 기성 정치인을 무조건 인위적으로 배제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는 슬기와 정치력이 필요하다.

셋째, 보수니 진보니 하는 구시대적 이념대결을 탈피하고 새로운 시대정신인 실용과 탈이념을 내세워 국민을 평안하게 만드는 정치를 해야 한다. 보수나 진보 운운하는 것보다는 정책에 따라 거기에 합당한 이름표를 붙이는 것이 현명하다. 넷째, 지금 집권세력이 추진하고 있는 어리석은 일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매력적인 정책들을 발굴해야 한다. 젊은이들의 관심과 참여는 필수다.

비스마르크는 “신(神)이 역사 속을 지나가는 순간 뛰어나가 그 옷자락을 붙잡고 함께 나아가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유성엽 대표는 절호의 기회를 붙잡아 국민이 소망하는 편안한 정치를 완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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