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시대를 담는다. 영화 속 악당에게 어떤 식으로든 매력을 느꼈다면, 그 캐릭터는 현실 세계의 단면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올가을 극장가에 팬들을 열광시킬 악당과 캐릭터가 찾아온다. 터미네이터와 조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오는 30일 국내 개봉을 확정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심판의 날 그 후를 다룬다. 미래에서 온 슈퍼 솔져 그레이스와 최첨단 기술력으로 무장한 최강의 적 터미네이터 Rev-9이 벌이는 새로운 운명의 격돌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지난 1991년 개봉한 ‘터미네이터 2’의 이야기를 이어나갈 직접적인 후속 작품이다. 원작자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을 진두지휘 해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서 변화된 모습의 T-800 역할로 돌아왔다. T-800과 T-1000의 상위 버전인 Rev-9은 가장 정교한 최신 모델로, 이전 시리즈의 모든 특징을 갖췄다. 지금까지 보여온 터미네이터 기종보다 강화된 힘과 속도, 파괴력을 가져 더욱 진화된 캐릭터로 강렬한 액션을 선사할 예정이다.
새로운 조커를 그린 <조커>는 지난 2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굳히고 있다. 영화는 코믹북 기반이 아닌 영화를 위해 완전히 재창조된 오리지널 스토리를 다뤘다.
최고의 연기파 배우 호아킨 피닉스와 로버트 드 니로가 출연해 탄탄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개성 넘치는 연기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플렉(호아킨 피닉스)은 어린 시절 학대로 뇌를 다치고 나서 긴장 상황에서 웃음을 멈출 수 없는 질환을 앓는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은 그를 존중하지 않는다. 정부의 복지 예산이 줄어들면서 그는 최소한의 정신 상담마저 받을 수 없게 된다. 복지 예산 삭감은 현 트럼프 정부가 실행하고 있는 기조로 미국사회의 논란거리기도 하다. 아버지라 믿던 이에게 버림받은 플렉은 자신을 무시한 이들을 하나하나 죽여가며 사이코패스 ‘조커’가 된다. 악을 저지른 개인보다 이를 탄생시킨 도시의 무례함과 사회 안전망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꼬집어 발언한 영화 ‘조커’에게,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안겼다.
호아킨 피닉스는 최고의 열연으로 캐릭터를 완성시키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독립적 세계관 속에서도 DC 시리즈 연결고리가 될 고담시, 토마스 웨인, 알프레드 집사, 아캄 주립 병원 등이 등장한다. 배우이자 ‘스타 이즈 본’으로 감독으로서 실력을 인정받은 브래들리 쿠퍼가 제작에 참여했다. <터미네이터>와 <조커>는 악당의 기존 범주에서 벗어나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까지 들춰볼 수 있다. 어떤 캐릭터를 택하든 많은 이야기와 생각을 할 수 있을 테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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