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박래헌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 늘리고… 도시 품격 높일 것”
화성행궁 야간개장 등 경쟁력 검증

수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화성을 보유한 문화 도시로 일상 속에서도 각종 문화재와 함께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 시는 문화적 인프라 유지 및 발전은 물론 역사와 전통의 계승과 지방문화예술의 진흥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지난 2011년부터 수원문화재단 설립 작업에 착수해 이듬해 1월1일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재단은 현재 각종 문화 행사는 물론 수원SK아트리움, 수원 제1ㆍ2야외음악당, 수원전통문화관, 도서관 등을 운영하며 문화정책, 관광 활성화, 문화예술의 창작ㆍ보급 사업 등을 전개해 시민에게 질 높은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문화 복지 구현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박래헌 수원문화재단 제6대 대표이사가 있다. 지난 2월11일에 취임한 박 대표이사는 지난 1981년 공직생활을 시작해 수원시 교육청소년과장과 박물관사업소장 등을 거쳐 문화체육교육국장을 역임하면서 지난 2017년 정조대왕능행차 전 구간 재현에 이바지 하는 등 시의 문화ㆍ예술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문화재단의 역할은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를 통해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것”이라며 “문화를 통해 역동적인 도시 안에서 행복한 시민이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 행사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래헌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Q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 후 200여일이 지났다.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은데 소회는.

A 재단이 설립된 지 약 10년이 흐르며 큰 발전을 이뤄왔다. 재단이 초창기에 비하면 크게 발전한 상태라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모든 걸 문화적 관점에서 새롭게 생각하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 취임 이후 새로운 걸 찾아 새롭게 생각하는 게 하나의 재미로 느껴졌다. 그 일환으로 기존에 해오던 여러가지 일들을 개선ㆍ창출해나가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 같은 개선ㆍ창출의 결과물이 하나의 문화 부산물로서 시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또 시민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주목하고 있다.

Q 과거 수원시 교육청소년과장, 박물관사업소장, 문화체육교육국장 등을 거치며 수원 관내 문화 전문가라고 평가 받고 있다. 지역 문화재단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문화의 존재 의의는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것이며 재단은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단순히 주먹구구식 공연, 전시를 통한 문화 향유가 아닌 시민들이 재단을 통해 체계가 갖춰진 문화를 향유하며 자긍심은 물론 수원시민이라는 점을 자각하는게 중요하다. 주 키워드로 ‘행복’을 꼽고 싶다. 시민들이 문화를 통해 행복을 찾아야 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화를 통해 시민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에너지 넘치고 역동적인 도시 형성을 이뤄낼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보면 도시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2월 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이 과정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어떻게 수원을 바꿀 수 있을지 고민했다. 더 나아가 재단은 시민과 문화 발전을 위해 일상과 현재 인프라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고 파악했다. 그 범위 내에서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와 그 질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박래헌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Q 지역 문화재단의 역할 수행을 위해 어떠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나.

A 사업 추진에 앞서 문화재 훼손, 안전 문제, 인력 충원 등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 가면 갈 수록 각종 야간 행사가 늘어나고 있어 앞서 말한 문제들을 쉽게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야간 행사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문화재가 왜 밤에 잠을 자야할까?”, “수원에는 밤에 볼 거리가 어떤게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졌다. 수원은 지난 3년간 화성행궁 야간개장, 수원 문화재 야행 등을 통해 야간 행사의 경쟁력을 검증받았다. 이는 당초 시내에서 어두웠던 분위기를 띄었던 일부 동네가 문화도시로 활기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아울러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직원들과 함께 지역과 밀착한, 지역의 색깔이 담긴 사업을 추진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대표적으로 ‘수원연극축제’는 재단에서 진행하지만 지역 주민인 권선구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구 서울대 농대 부지와 수원유스호스텔 등을 활용해 치렀다. 지난 6~7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었지만 태풍 ‘링링’으로 연기된 ‘수원재즈페스티벌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페스티벌은 원래 금~토 이틀에 걸쳐 주말 기간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번 태풍 연기를 기회 삼아 평일인 오는 18~19일 이틀간 열기로 했다. 지역 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축제라면 평일에 진행해도 괜찮다는 생각에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축제의 가치를 시와 시민, 재단이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모토로 앞으로도 뜻 깊은 사업을 만들겠다.

Q 최근 몇년 간 시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 행사를 표방하기 시작했다. 재단 차원에서 어떤 프로그램과 행사를 준비하고 있나.

A 큰 틀에서는 일상 생활과 재단의 문화 행사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구성했다. 현재 진행 중인 ‘세시풍속-북새통’ 행사는 수원전통문화관에서 주요 절기와 세시별 전통 풍습 체험, 세시음식, 전통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 연장선상으로 오는 11월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행궁동 일대 지역문화공간에서 ‘생활문화 길라잡이’ 행사를 진행한다. 생활문화에 관심이 있지만 시작이 어려운 시민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 내 문화공간 발굴과 커뮤니티 문화를 확산하고자 한다. 또 다음달 행궁동 일원에서 각종 공간과 카페를 지정해 생활문화 플리마켓, 생활문화 동아리 공연 행사, 원데이 클래스 등을 열어 생활문화의 축제화를 꾀하려 한다.

이외에도 소외계층에게도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2019 브릿지 예술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부모가정, 저소득층, 다문화가정에 속한 소외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취향과 취미를 찾는 아이들’이라는 주제로 디자인, 공예 전문강사들이 교과목과 연계한 클래스를 열었다. 재단은 앞으로도 일반 시민과 문화 간의 장벽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이다.

Q 끝으로 향후 주요 추진 사업과 각오는.

A 매년 수원 관광을 향한 지적으로 ‘체류형 관광이 취약하다’라는 대목이 있었다. 이를 위해 ‘화성행궁 야간개장’을 시도했고 체류시간 연장, 관광객 유치를 위한 수원유스호스텔 활용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다음달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2019 수원화성문화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가 수원시 승격 70주년이며 인구 5만의 작은 농촌 마을이 125만의 대도시 수원으로 발전하는데 그 주인공인 시민을 조명하고자 한다. 행궁광장에서의 ‘행궁오락관’, ‘어린이 규장각’ 등은 물론 정조대왕을 주제로 한 각종 극과 미디어아트, 능행차 등이 준비됐다.

역사와 시를 조명하면서도 시민을 주인공으로 조명하는 수원문화재단으로 거듭나겠다. 권오탁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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