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한국중고차수출의 재도약] 상. 인천물류단지서 내몰리는 업체들

전국 수출 물동량 80% 넘지만… 공원일몰제로 내년 ‘폐장’

40여 년에 이르는 한국 중고자동차 수출 시장이 총체적 난국에 놓였다. 수출 물량은 십수 년째 정체를 보이고 있으며, 인천 송도유원지 내 중고차수출단지 업체들은 밖으로 내몰리게 됐다. 이 같은 위기에서 중고차수출업계는 수출 확대 등 새로운 변화를 위한 신규 거점과 정부 지원 등에 대한 모색에 나서고 있다. 이에 본보는 위기에 빠진 중고차 수출 시장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한국 중고자동차 수출의 시작은 1980년대 중반부터였지만 10여 년간 수량이 극히 미미했다. 본격적인 중고차 수출은 IMF 외환위기로 환율이 급격히 하락한 1997년부터다. 이전까지는 주로 일본의 중고차가 국제시장에서 거래됐으나 환율 하락과 함께 생산된 국산자동차의 성능이 향상, 한국 중고차의 경쟁력이 세계시장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2004년에는 이라크 전쟁 이후의 이라크 특수로 30만대까지 수출 대수가 증가했고, 2008년은 금융위기 이후 환율의 혜택으로 지속 증가했으나 2014년에 하락세를 보이며 20만~30만 대 수준으로 정체에 빠졌다.

통계적으로도 한국 중고자동차 수출은 지난 1992년 3천177대에서 2004년 31만 2천181대까지 급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2006년 20만 2천452대, 2014년 24만 4천860대, 2015년 21만 1천944대 등으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은 45만 대에서 현재 무려 125만 대가량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1990년대 초반 인천 송도 유원지 내 업체들이 들어와 형성된 중고자동차수출단지가 내년 7월께 공원일몰제로 폐장, 자리를 비워주게 돼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인천항에 인접한 이곳에는 1천500여 관련 업체가 몰려 있다. 특히 인천항은 전국 중고차 물동량의 80% 후반대를 유지, 지난해 25만 대가량을 처리하고 있다. 이처럼 중고차수출단지가 중고차수출시장에서 중요한 곳인 만큼 새로운 거점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은 대체 부지를 모색 중이며, 기존 단지의 노후성을 벗어나 현대화된 중고차수출단지 신규조성을 목표로 대응방안을 찾고 있다. 조합은 수도권을 아우르는 평택항을 최적의 후보지로 판단, 평택 포승읍 만호리 일원을 새로운 거점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기존 나대지 형태를 벗어나 중고차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꿀 새로운 형태의 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며 “물류나 지역경제 활성 등을 고려한 거점으로서 평택항이 적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인천항만공사는 애초 시와 연구용역을 통해 남항 역무선 뒤 배후부지에 관련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고수 중이다. 1~3단계로 나눠 1단계 11만 5천702㎡, 2단계 8만 4천628㎡, 3단계 19만 1천735㎡ 등 39만 6천여 ㎡의 부지에 건설할 방침이다. 하지만 2~3년간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반발로 이마저도 현재 벽에 부딪힌 상태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현재 이전 부지 외에 인천항만공사가 가진 마땅한 부지는 없다”며 “지역주민의 민원해소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지출이 높으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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