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유승민 IOC 선수위원

“선수들 경기만 올인하는 문화 탈피 다양한 정보 교류해야 더 큰 성장”

“국내ㆍ외 스포츠 발전을 위한 막중한 자리에 있는 만큼 체육인들이 꽃길을 걸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38)은 지난 3년 간의 선수위원 활동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대한민국 체육계가 나갈 방향과 청년들이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을 제시했다. 유 위원은 대한민국 체육계에서 입지전적 인물이다. 부천 내동중 시절 일찌감치 국가대표로 발탁 돼 두각을 드러냈으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부문 금메달을 비롯해 유수의 국제 대회를 통해 최고의 선수로 자리잡았다.

아울러 은퇴 이후에는 2016년 IOC 선수위원 당선에 이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5월 31일에는 대한탁구협회장으로 당선되며 행정가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체육인이다. 유 위원은 “지난 3년 간의 시간은 큰 배움의 시간이었다”라며 “그 기간 동안 키워온 역량을 체육인을 위한 활동에 활용하겠다”라고 말했다.  

- IOC 위원에 당선된지 3년이 경과했다. 국내ㆍ외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활동을 해왔는데 향후 계획은. 

선수 시절부터 스포츠 교류와 행정에 관심을 가진 만큼 모든 활동이 배움으로 다가왔다. 지난 2016년 선수위원 활동 시작과 동시에 안투라지 커미션(Entourage Commission)에 몸을 담았다. 안투라지 커미션은 선수 관계자인 코치, 학부모, 미디어를 지원하는 위원회다. 이후 은퇴 선수들의 인생 설계를 도와주는 커리어플러스 에듀케이터 활동을 이어나갔으며 마케팅 커미션과 선수위원회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올해부터는 올림픽 교육위원회에 소속돼 후배 체육인에게 접목할 수 있는 교육적 요소를 탐구할 예정이다. 또 오는 2024년 LA 올림픽에서는 선수대표자 조정위원회로 선임돼 활동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겸하고 있는 대한탁구협회장 등 요직은 나 자신을 위한 꽃길이라기 보다 후배 체육인들이 꽃길을 걸어나갈 수 있는 가시밭길이라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각종 국제대회에서 일부 종목의 남북 단일팀 구성에 많은 역할을 했다. 남북 평화 무드 조성에 어떤 역할과 활동을 하고 싶은가. 

우리는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 알려지고 경제 상황이 개선되는 걸 확인했다. 아울러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이 하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또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일부 종목의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며 평화 무드는 계속 익어가고 있다. 이런 극적인 변화를 목격한 역사의 산 증인인만큼 스포츠가 국내·외 다양한 부분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스포츠를 통해 남북 평화 무드가 조성될 수 있다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함께하겠다. 

다만 지금까지 스포츠가 정치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 됐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앞으로 없어야 할 것이다. 스포츠가 정치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적극 돕겠다.  

- 현재 스포츠 혁신위원회의 권고안 관련 논쟁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체육계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체육계에서 시대와 체계가 변해도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게 있다면 바로 선수들의 ‘목표 의식’이다. 목표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체육계가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왔으며 이는 승부지상주의라는 막연하고 애매한 표현 대신 각 종목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묘사돼야 마땅하다. 지금의 발전에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청소년 올림픽과 세계 군인 체육대회라는 해외 모델을 참고해야 한다. 청소년 올림픽에서 선수들은 단순 경기 소화 외에도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정보를 얻으며 강연을 통해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 그리고 세계 군인 체육대회도 참가자들이 캠프 파이어 등을 통해 만남을 갖고 정정당당한 승부를 다짐하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 한 지 오래다.

이제 우리도 어린 선수들이 국내외 각 대회에서 경기장 밖에서도 경기에만 올인하는 문화에서 탈피해야 한다. 나부터 먼저 해외의 좋은 모델을 참고해 후배 체육인들이 건강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현재 우리 사회가 나날이 발전하며 스포츠 산업에 뛰어들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다. 글로벌 리더를 꿈꾸는 젊은이들과 후배 체육인들에게 조언한다면. 

체육인으로서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을 발판삼아 국격이 상승한 점은 물론 스포츠 산업 분야의 인식 증진이 이뤄진 점에 뿌듯함을 느낀다.

1988년 당시 서울 올림픽을 보고 자란 소년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넘어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장이 됐듯 체육계 전반이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목표 의식’이다. 과거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되느라 수업을 듣지 못하는 환경이었지만 외국어의 필요성을 일찌감치 느끼고 공부에 나섰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20년 간 갈고 닦은 외국어 공부가 빛을 발했다. 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되고자 선수촌에서 적극적인 유세를 하는데 외국어 능력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또 현대 사회는 정보를 얻을 곳이 많으니 글로벌 리더를 꿈꾸는 이들이 뚜렷한 목표를 갖기에 앞서 다양한 경험을 접하면서 꿈을 그려나가길 바란다. 고된 과정이라는 생각보다 즐긴다고 생각하면서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느끼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향후 이들이 걸을 꽃길을 만드는 게 내게 주어진 임무라고 생각하며 국내·외 체육계 전 분야에 공헌하겠다.

대담_황선학 체육부장 정리_권오탁기자 사진_전형민기자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  1982년 8월 5일 부천 출생  

•  2002 부산 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복식 금메달 

•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장          

•  現 IOC 선수위원   

•  現 대한탁구협회 회장           

•  現 국제탁구연맹 집행위원  

•  現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선수관계위원장 

•  現 평창기념재단 이사장        

•  現 경기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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