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Q&A] 자녀가 자꾸 게으름을 피워서 고민입니다

해야 할 일 재촉·강요 말고… 스스로 움직이게 응원해주세요

Q. 예전부터 제 아들은 숙제가 있어도 바로 하지 않고 놀기만 해서, 항상 제가 쫓아다니면서 재촉을 해야만 겨우 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렇겠지’, ‘좀 더 크면 알아서 자기 일을 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자기가 할 일은 내버려두고 딴 짓만 하고 있네요. 여러 가지로 노력도 해봤지만 고쳐지지가 않더라고요. 계속 쫓아다니면서 잔소리하기도 이제는 힘이 드네요. 자꾸 게으름을 피우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자녀가 알아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기를 바라시는데, 자꾸 게으름을 피워서 걱정이신 것 같습니다. 많은 부모님도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자녀가 스스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기를 바라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리고 어른으로서 자녀를 바라보게 되면, 자녀의 행동 때문에 잔소리할 일이 계속 생기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자녀에게 할 일을 하라고 재촉하는 태도가 지속하면, 자녀로서는 스스로 해야 할 일을 하기보다는 부모가 재촉하기 시작할 때 그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도 전에 자꾸 해야 할 일을 부모가 이야기하면서 빨리 해결하라고 재촉하면, 자녀가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부모가 지시를 해주기까지 기다리는 태도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자녀의 게으름을 고치기 위한 부모의 행동이 오히려 자녀의 자립심을 키우는데 방해가 되고 의존적인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부모의 지시를 기다리는 아이를 보며 빨리하라고 윽박지르거나 변명하는 자녀에게 화를 낸다면, 그런 부모 때문에 자녀는 긴장하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부모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자녀에게 부모가 해야 할 일을 이야기하며 강요하기보다는, 자녀에게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와 같은 질문으로 자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네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식으로 질문하면서 자녀가 충분히 생각하고, 스스로 시간적인 목표를 설정하며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이 시간을 정해서 움직이고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통해 집중력과 의욕도 가지게 됩니다.

그 다음으로는 자녀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바라보며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부모가 요구하시는 대로 자녀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잔소리를 하시거나 조바심을 내실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당장은 자녀가 자기 할 일을 빨리 마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결국 자녀의 자율성을 해치게 됩니다. 지시하기보다는 지켜보면서 필요한 부분을 도와주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아직 성인이 아닌 자녀에게 다 큰 어른처럼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부모의 욕심일 수 있습니다.

설령 부모가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자녀의 노력에 대해 칭찬해주고 함께 아쉬워 해주시기 바랍니다.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제일 실망스러운 것은 자녀 본인일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부모가 실망스럽다는 표현을 한다면 자녀는 자신감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열심히 노력한 것에 대한 칭찬이 없다면 노력해야겠다는 의욕도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녀의 마음을 생각해주는 부모님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부모의 조급함 때문에 자녀에게 잔소리하는 것은 아닌지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부모가 조급한 마음에 자녀가 빨리 움직이기를 바라게 되고, 부모의 요구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며 자녀가 게으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녀에게 재촉하는 상황을 보면 부모가 화가 나 있거나 기분이 나쁜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에게 빨리 움직이기를 요구하기에 앞서 부모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그리고 자녀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 것인지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최낙현 수원시청소년재단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