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경제이슈] 인구구조 변화와 경제적 영향

UN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 ‘고령사회’, 그리고 20% 이상일 경우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이후 17년 만인 2017년 8월 말에 고령인구의 비중이 14.0%를 기록해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의학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위생ㆍ영양 조건이 개선됐고, 이에 따라 평균 수명이 연장된 것이 인구고령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출산율이 하락하는 점도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는 원인 중 하나로 들 수 있다. 2017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고령화의 원인과 특징’에 따르면 출산율 하락은 주로 결혼과 양육의 비용뿐만 아니라 가사분담을 제약하는 노동시장여건 등의 사회경제적 요인과 교육수준, 양성 평등 가치관의 변화를 포함한 사회문화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저출산ㆍ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인구구조 변화가 급격하게 나타나면 경제활동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미쳐 성장잠재력 또는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먼저 저출산은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노동력의 공급부족과 소비자의 소비여력 위축에 따른 수요감소로 이어져 잠재성장률을 하락시키게 된다. 즉, 생산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연령대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사회 전체적인 생산량이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소비성향이 낮은 고령층의 비중이 늘어나 사회 전체적으로 소비가 감소한다. 이처럼 공급(생산)과 수요(소비)가 모두 위축되면서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단순히 출산율이 감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출생아의 숫자 자체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인구구조의 변화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과 소비가 감소하고 복지지출과 사회보장비용 등으로 인한 정부의 재정지출이 증가해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재정여력이 위축되는 등 경제성장 하방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 또한, 고령인구가 증가해 사회 활력이 낮아지거나 고령인구 부양부담이 올라가면 이는 세대 간 갈등과 같은 사회문제도 야기될 수 있어 암묵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문제를 극복하려면 주택시장 안정, 사교육비 경감 등을 통한 결혼ㆍ양육비용 부담 완화, 일과 가정의 양립과 남녀의 균등한 가사분담이 가능하도록 하는 근로여건 등의 가족 복지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또한, 급격한 고령화가 야기할 수 있는 고령층의 빈곤문제 해결 등을 위한 제도개선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정기영 한국은행 경기본부 기획금융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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