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브랜드로 말한다_인터뷰] 이병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道 대표브랜드 DMZ, 차별성 강조 인지도 높여야”

경기도는 물론 지자체마다 지역 ‘브랜드’를 만들고,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브랜드는 넘쳐나는데 지역민은 물론 제3자에게 각인될만한 브랜드는 드물다. 이병민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1980년대 이후 도시 마케팅은 도시 정체성을 강화하고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지만 개발, 도시 판촉, 축제 등 도시 홍보수단으로만 활용되면서 도시 정체성과 이미지를 모호하게 만든 부작용도 생겼다”며 “로고와 슬로건을 만드는 것에만 관심을 두면서 일회적인 브랜드가 우후죽순 탄생했다”고 지적했다.

-지역마다 브랜드가 넘쳐나지만, 성공사례도 드물다.

그렇다. 많은 지자체에서 많은 예산과 노력을 들이지만, 로고와 슬로건을 만드는 것에만 관심을 두면서 일회적인 브랜드가 우후죽순 탄생했다. 지자체의 브랜드 로고는 대부분 해, 산, 강이고 슬로건은 ‘최고’를 나타내거나 ‘문화관광의 도시’ 등 천편일률적인 메시지가 상당수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브랜드를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인가.

브랜드는 경제적, 공공의 운영방식, 문화, 사람, 관광, 이주, 투자 등 다양한 요소들이 관련됐다. 브랜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지역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우선돼야 한다. 성과 중심만 내세우면 성공 사례를 만들기 어렵다. 단순한 환경과 캐치프레이즈가 아닌 개성과 가치, 도시디자인 등이 결합된 복합적인 요소들이 어우러지는 게 중요하다.

-지역의 관광ㆍ문화, 스토리와의 결합도 중요할 듯한데.

사이먼 안홀트(Simon Anholt)는 도시 브랜드지수 측정 항목에서 6P를 강조한다. Presence(국제적 지위), Prerequisites(기본적인 도시속성), People(도시주민의 친절성), Place(아름다움, 쾌적성), Potential (경제적, 교육적 기회), Pulse(재미, 역동성)이다. 영국의 에든버러는 프린지 페스티벌이라는 재미 요소와 함께 스코틀랜드의 옛 수도로서 갖는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해 관광상품으로까지 브랜드를 활용한다. 눈여겨 볼만하다.

-경기도 역시 세계적인 브랜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고민을 짚어본다면.

경기도는 그동안 타지역과의 차별적인 이미지, 이미지 제고를 위한 제도적 정책적 기반이 미흡했다. 우선, 경기도의 브랜드 역량이 어디쯤 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브랜드가 가진 경쟁우위를 진단하고, 어떤 목표 집단에 맞출 것인가, 지역문화 브랜드가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등을 판단하는 거다. 즉, 상향식으로 지역도민의 입장에서 고민해 ‘우리의 지역 이미지는 무엇이며, 내외부인에게 어떻게 인식되는가?’ 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방향을 잡아야 한다.

-DMZ를 세계적인 대표 브랜드로 구축해 나가고 있는데.

경기도를 대표할 브랜드로서 DMZ 등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나라,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을 강조해야 한다. 이를테면 생태적인 콘텐츠 스토리 등을 개발하는 거다. 고객들의 호감도를 높이는 체험 방문 등 전략 역시 함께 갖춰 이미지를 확고히 안착시키는 방안 으로 단계별로 나아가야 한다. 간접체험 할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 전략과 실제 지역으로 방문, 즉 직접 체험을 유도할 수 있는 획기적인 관광상품 등 말이다. K-POP과 DMZ를 결합한 축제 개발도 한 방법이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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