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어린이재단 차일드 퍼스트] “아가미틈새 증후군으로 20년째 기약 없는 치료 가족 사랑만이 유일한 버팀목입니다”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에서 주인공인 오리 새끼는 주위 오리들과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핍박 당하고 쫓겨나는 등 고초를 겪는다. 이후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ㆍ외적 성장을 거두게 되고 자신의 근본이 백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 주위에도 식구들과 함께 백조가 되고자 고군분투하는 미운 오리 새끼가 있다. 이천시 창천동 소재 한 가구의 장남 이남수군(가명ㆍ20)의 이야기다.  

이 군은 지난 2000년 출생과 동시에 소악증과 아가미틈새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아래 턱 뼈가 작게 태어나 출생 직후 혀가 말려 들어가 호흡곤란이 발생했으며 이 때문에 혀를 입술에 고정하고 숨쉬기 편안하게 기관절개 수술을 하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 고등학교 3학년생인 이군은 매주 1~2번씩 언어치료를 받고자 점심시간마다 조퇴해 서울대 병원을 오가고 있으며 구강외과와 치과도 매달 한번씩 방문해 교정 치료를 하고 있다. 구강 구조 상 대화가 힘든데다 목젖도 넓은 편이라 소리가 새기 때문에 정상적인 언어 활동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년 간 안면 상부에 양악수술을 받았고 턱뼈 양 쪽에 장치를 설치해 인위적으로 아래 턱 뼈가 자라날 수 있도록 했지만 지난 20년 간 해온 이 과정들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가정 형편이다. 이 군의 부모님은 원래 카센터를 운영했지만 이 군의 치료비 문제로 약 1억 원의 부채를 남기고 파산한 상태다. 이 군의 아버지인 이호익씨(가명·57)는 타이어 업체, 어머니인 송재은씨(가명·45)는 친척 회사의 경리로 일하고 있지만 매달 지출되는 의료비를 감당하기 힘들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 송씨가 난치병인 루푸스를 앓고 있는데다 현재 코스트코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하는 의료지원도 올해로 막을 내려 앞으로의 투병 생활에 먹구름이 낀 상태다.

현재 이 가정을 지탱하고 있는 건 사랑과 희망이다. 이 군의 출생부터 지금까지 투병 생활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졌지만 아버지인 이씨는 아들의 치료를 계속 뒷바라지 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 군도 꿈인 시스템 컨테이너 전문가가 되고자 초등학생때부터 ITQ 자격증을 비롯한 관련 스펙을 쌓으며 꿈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이 가정은 교정과 등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분야의 치료를 받고 있다보니 금전적으로 힘든 나날을 겪고 있다”며 “각종 지원도 이 군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내년부터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 이웃들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글·사진_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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