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경제 준비가 제일 안돼 있어
최저임금제도 모순은 실업자 늘어나는 것
실용주의 벗어나면 경제의 앞날도 없어
청년들, 옛날 가치관 벗어나 개성·장점 발견
정치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개발 시간 가져야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사상 경제 준비가 제일 안 된 대통령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지금보다 훨씬 더 준비 많이 해야 한다. 준비가 안 돼 있으면서 권력 욕심을 내는 것은 역사적 죄악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59)가 정치권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신 보수와 자유 우파의 플랫폼’를 내세운 시민단체 ‘행동하는 자유시민’(FREEDOM FIGHTERS)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 교수는 문재인 정권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도 반(反) 시장경제 정책에 동조했다고 여겨지면 어김없이 혹독한 비판을 가한다. 특히 그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으로 인한 경제 어려움을 ‘문재인발(發) 고난 행군’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교수를 만나 현 정부 경제정책과 한국당에 대한 견해, 청년 창업과 일자리 문제, 25세 청년들에 대한 고언을 들어봤다. 이 교수와의 인터뷰는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한 시간 동안 이뤄졌다.
-20대 국회가 비난을 많이 받고 있다. 국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보는지.
경제 관련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3년 동안 국회와 상호 협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의원들은 갈수록 전문성이 없고, 너무 수준이 낮다. 전문성이 없으면 애국심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이념 편향성을 애국심, 정의라고 생각하는 데다 다음 총선에서 의원 한 번 더 하는 게 지상과제다.
우리나라는 선거제도가 특이하다. 지명도가 없는 신진 인사들은 당이 필요에 의해 공천으로 내리꽂기 전에는 자력으로 들어갈 여력이 없다. 신진들의 정치참여에 틈이 없는 제도다.
기득권들이 진입 장벽을 막아놓은 법안은 외국 같으면 위헌이다. 참정권을 막은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기득권 구도에서 (선거 등이)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국회가 계속) 안 좋아질거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치세력을 갖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어느 나라나 지탄의 대상인데 이유는 국민들이 각성해서 올바른 정치인을 뽑겠다는 투표 행태가 바뀌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이 깨어 있어야 한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원인은 무엇이며, 경제 성적을 올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라가 부강해지려면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가져오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 국가를 책임지는 사람은 실용주의로 가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실용주의를 버리고 이념편향적으로 했던 것이 큰 경제적 실정(失政)으로 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저임금 정책이 있다. 경제활동인구 50~60%를 최저임금 대상자로 만드는 나라는 없다. 생산성 향상 없이 임금 올려놓고 부작용 없을 거라고 주장하면 큰일난다. 최저임금제도의 모순은, 살아남는 사람은 월급을 더 많이 받지만 실업자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실용주의적 자세로 돌아가야 하는데 대통령이 (기업을) 찾아간다고 해서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투자는 돈벌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활발히 일어난다.
경제 주체들에게 정부가 경제적 불안에 주체가 되지 않겠다는, 불안을 조성하는 시장경제 교란자가 되지 않는다는 강력한 신호를 줘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
경제가 어려운 원인의 상당부분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인데 이념편향성이 너무 강해서 실용주의적 접근을 못하고 있다. 실용주의에서 벗어나 과거 역사에 매몰되고 이념에 치우치면, 경제의 앞날이 없는 것이다. 3년 동안 지금 같은 정책으로 나락으로 떨어지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한국당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황교안 대표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지.
저의 시장주의적·자유주의적 주장에 반감을 가진 분들이 제가 무슨 이념적 편향이 갈려서 문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처럼 얘기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도 시장 규제와 관련해 강력 비판해왔다.
황 대표도 경제에 대해서 시장경제하고 법치를 회복하겠다는 아주 원론적인 얘기를 한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반 시장주의적 정책에 대해 인식이 불분명하다. 대표 경선 때 광주형일자리 수용하는 발언을 했었는데, 광주형일자리는 시장경제 입각한 일자리가 아니다.
외국인 노동자 차등 임금 적용도 말이 안 된다. 이처럼 아무 생각 없이 말하는 것은 경제에 대해 고민을 안 하고 철학적으로도 고민을 안했기 때문이다. 대안세력으로서 신뢰를 못 주고 있다. 비판 받아야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준비 많이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사상 대선 재수를 했음에도 경제 준비가 제일 안 돼 있는 대통령이다. 황 대표도 준비가 돼야 하고 준비가 안 돼 있으면서 권력 욕심을 내는 것은 역사적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는데 청년 창업과 관련, 고견을 주신다면.
창업은 혁신형과 생계형 창업으로 나눈다. 혁신형 창업은 우선 정부 지원으로 가능하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 정부가 개입하면 좀비만 나오고 진짜 혁신형 창업은 안 나온다. 미국도 닷컴 때 투자 많았다가 15년 동안 투자 없다가 2014년부터 인공지능 빅데이터 스마트폰 새 창업열풍이 나왔다. 혁신형 창업은 새 기술이 나타나서 새 기회가 열릴 때 하는 것이다.
생계형 창업도 준비가 없는 사람이 창업을 하면 성공 가능성이 낮다. 경제가 활성화되고, 사업해서 돈을 벌 기회가 많아져야 창업 성공기회가 높아진다. 경제를 정상화하고 시장 질서를 되돌리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아무 생각없이 전부 대학을 가는 것이 문제다. 우리나라처럼 청년 70%가 이공계 기술있는 데가 아니라 인문계로 갔다가 수능성적에 따라 대학가는 이 상태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가 해결될 방법이 없다.
BTS, 손흥민 등은 대학 진학을 안해도 성공한 사람이다. 청년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 창의성이 결합된 자영업을 할 수 있게끔 교육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과감한 교육개혁을 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구직과 창업 중 어디에 더 청년들이 초점을 맞춰야 하나.
적성과 성격에 맡겨야 한다. 유럽은 창업 교육을 중·고교 때 배운다. 창업·경제교육을 고교 학습 과정에 빨리 집어넣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감이 없으면 위험을 감수하지 못한다. 부모님이 정해주는 선택을 하면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어렵다.
어느 쪽이 돼야 한다는 얘기를 하기는 어렵고, 정부가 구직하는 사람에 좋은 세상을 만들면 창업도 잘 된다. 일자리 많은 세상, 기업이 투자를 계속하는 사회, 사업이 잘되는 세상이 돼야 일자리가 많아진다. 그럼 창업도 많아질 것이다. 구직과 창업은 배타적이지 않다.
특히 창업은 획일적이지 않다. 나이든 분들의 창업은 자원 기반 창업이다. 회사에서 배웠던 지식, 돈과 네트워크도 있고 회사에서 했던 것과 유사한 것을 한다.
청년창업은 그런 창업이 아니다. 젊은이가 하는 식당은 어른들의 취향과 다르다. 옛날에는 주방장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이 아니었지만 최근 스타 셰프들은 존경을 받는다.
소비성향에 맞는 창업을 해야한다. 제이플라 같은 유튜브 가수들 보면, 전통적인 아이돌 그룹에서는 성공은 못했지만 유튜브에서는 크게 성공했다.
전에 없었던 시장, 젊은 세대 트렌드를 알고 맞추는 창업은 되지만 다 창업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거듭 얘기하지만 구직이 잘되는 사회가 돼야 창업도 잘된다.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신의 개성과 장점을 발견하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자꾸 옛날식으로 생각해서 SKY(서울대·고대·연세대) 가고 공무원만을 꿈으로 삼으면 안된다. 요즘은 글로벌하게 자기 장점을 자랑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 어른들의 가치관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한테도 페이스북 글 등을 본 뒤 가짜뉴스라고 욕설 보내는 친구들이 많다. 저런 의견이 왜 나왔는지에 대한 지적 호기심, 반대하면 왜 반대하는지를 공부해서 싸울 생각은 안하고 욕설하면서 자기 인생을 낭비한다. 그건 정치인들한테 이용당하는 것이다. 인터넷 환경이 익명성 확보하고 있지만 거기에 인생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젊었을 때는 자기에 대한 투자, 자기 몸값 올리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다. 최저임금 대상에 내가 하는 일이 포함되지 않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투자다. 너무 정치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 자기에 대한 투자가 가장 큰 효율로 나타나는 것이 20대다.
지식의 주기가 너무 짧아지고 있다.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생존하는 세상이다. 자기개발에 시간을 많이 가져야한다. 글로벌 오픈마인드로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없으면 4차혁명시대, 계속 지식이 바뀌는 시대에 대한 대비가 어렵다.
대담=김재민 부장/정리=정금민기자
사진=전형민기자
이병태 교수는…
1960년 충북 청주 출생
청주고⁄서울대 산업공학과
KAIST 경영과학 석사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대학원 경영학 박사
KAIST 경영대학 학장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 대표이사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IT경영전공 교수
경제지식네트워크(FEN) 대표
행동하는 자유시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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