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학업·진로… 이유 다양해
자녀 생각 충분히 듣고 지지해줘야
Q.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엄마입니다. 학기 초에는 그런대로 적응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중간고사 이후 늦게 일어나고 지각을 하며 학교 가기 힘들어하더니 이제는 등교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혹시 친구관계가 어려워 그러는지 물어보면 아니라고 하며 더는 말을 하지 않으니 너무 답답하고 걱정이 됩니다. 아침마다 등교 문제로 싸우니 저도 예민해지고 점점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자녀가 학교에 가기 힘들어해서 고민이 많으신데다 등교 문제 때문에 자녀와의 관계까지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새로운 환경을 맞이한다는 것은 기대와 설렘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적응하는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긴장되기도 합니다. 특히 상급학교 진학은 달라진 학교의 분위기, 규칙이나 수업방식 등 청소년들이 지각하는 면에서 조금 더 변화가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2019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3~18세 청소년의 42.7%가 ‘전반적인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그 중 학교생활이 50.7%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그다음으로 가정생활이 29.5%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또한 13세 이상 청소년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가 직업(30.2%), 공부(29.6%)라는 결과를 볼 때 청소년들의 학교생활과 학업 관련한 스트레스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녀가 등교를 거부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는데, 자녀가 어떤 마음으로 학교에 가는 것이 어려운지 그 마음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소년들이 등교를 거부하는 경우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나타납니다. 첫째, 친구나 교사와의 관계의 어려움입니다. 청소년 시기는 친구의 영향력이 매우 큰 시기로 친구관계에서 고립되거나, 친구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또한 교사와의 관계가 학업성취와 학교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심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학업 스트레스입니다. 대학진학을 목표로 할 경우 고등학생이 된다는 것은 좀 더 입시에 가까워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험뿐 아니라 학교에서 자신이 수행하는 모든 면을 다 평가받는다는 생각에 학생들이 느끼는 불안감, 부담감이 크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또한 성취 면에서 성공적이지 못하면 좌절감과 우울감을 경험할 수 있어 학업성취 수준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빨리 진로를 결정해서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성인이 된다는 생각에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진로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청소년들의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자녀가 어떤 부분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독서, 진로 관련 검사, 학과나 직업에 대한 정보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머님께서 자녀에게 관심을 두고 지켜봐 주시는 그 마음 그대로 자녀가 어떤 부분에서 힘들어하는지 충분히 들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각이나 등교 여부를 떠나 자녀의 마음을 먼저 토닥여주시고 필요하면 상담을 권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수원시청소년재단 내에 여러 기관이 있는데 상담은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진로ㆍ진학 문제는 희망등대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류미숙 수원시청소년재단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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