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수원화성유랑콘서트] 어서와! 이런 옹고집전은 처음이지? 한국무용과 비보잉의 세련된 만남

“옹고집 네 이놈! 늙은 아비를 골방에 가두고 구걸하러 오는 거지들을 문전박대한 죄가 크다.”, “진짜 옹고집네 1대 조상은 영의정~ 2대 조상은 우의정~ 가짜 옹고집네는 돌팔이, 약장수~.”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 온 ‘제7회 수원화성유랑콘서트’가 주말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에게 또 하나의 감동을 선사했다.

㈔화성재인청보존회가 주최하고 본보와 수원시, 수원문화재단이 후원한 ‘제7회 수원화성유랑콘서트’가 18일 오후 2시 수원화성 동장대에서 열렸다. 한창 더운 시간대에 열린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500여 명의 관객이 객석은 물론 인근 그늘에까지 자리 잡아 장사진을 이뤘다. 공연 중간에는 꼬마 관객들의 비눗방울이 흩날려 1시간 동안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고전 ‘옹고집전’을 한국무용, 국악가요, 비보이 퍼포먼스, 풍류도 등 시대를 망라한 요소들을 현대식 연출로 버무려내 눈길을 모았다. 

공연의 시작은 이날 옹고집처 역할을 맡은 김유나 소리꾼이 사회를 맡아 관객에게 인사를 올림과 동시에 추임새를 설명하며 시작됐다. 추임새 설명 후 가야금, 피리, 대금 연주를 배경으로 최제이, 김수진 등 한국무용가들이 선비, 아녀자, 기녀 등으로 분장해 풍류도, 쟁강춤, 장고춤, 진도복춤 등을 선보였다. 이어 각설이 분장을 한 비보이들이 관객의 환호성을 자아내는 묘기와 춤으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약 2~3분 가량의 비보이 공연 이후 옹고집이 각설이들을 쫓아내면서 본 이야기가 시작됐다.

옹고집전의 내용은 권선징악을 담은 전통적인 이야기로 흘러갔지만 중간중간 가짜 옹고집의 아이언맨, 타노스 성대모사를 비롯해 반야심경에 판소리를 첨가해 현대식으로 흥을 불어넣은 학대사의 연출, 플롯이 넘어갈 때 마다 명미경, 손세희 한국무용가의 칼춤, 장구 공연 등이 첨가돼 볼 거리와 들을 거리를 모두 더했다.

본 공연 이후에는 재차 비보이들의 묘기와 공연이 이어졌고 주연ㆍ조연할 것없이 원반ㆍ상모돌리기 등 재주를 선보이는 시간은 물론 꼬마 관객을 무대 위로 올라오게 해 무대와 객석의 일체화를 이뤄냈다.

이날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동장대를 찾은 마티아스 프뢰퍼씨(61ㆍ독일)는 “수원 화성을 관광하던 중 개방형으로 공연이 진행 돼 호기심이 생겨 보게됐다”며 “한국 특유의 전통 무용, 음악 공연을 보고 갈 수 있게 돼 뜻밖의 선물이 됐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복련 ㈔화성재인청보존회 이사장은 “전통과 현대를 접목해 세련된 퓨전 콘서트를 연출했는데 수원화성의 효 문화를 적절히 버무릴 수 있어 의미가 깊다”며 “수원화성 동장대에서 시민들이 일상의 짐을 풀어놓고 즐겁게 놀 수 있는 축제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_권오탁기자 사진_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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