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인류의 종교, 정신적 자유

모든 것은 시작할 때 올바른 뜻과 진리에 근거해 시작돼야 후대에 많은 폐해나 어지러운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동식물도 좋은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나야 잘 성장한다. 세상살이도 그와 같다고 본다. 잘못된 철학이나 사상 혹은 종교를 선택할 때 인류는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영국의 유명한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 (Arnold J. Toynbee·1889~1975) 박사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한 유명한 언론사와의 대화가 있다. “20세기에서 가장 역사적인 사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토인비 박사는 “불교의 서양 전래”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20세기에는 이념이나 종교, 인종의 차이를 앞세운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국제 사회는 세계평화를 도모하고자 유엔을 만들었고, 과학 기술은 전 분야에 걸쳐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다. DNA가 유전 물질임을 증명하였으며, DNA의 구조를 밝혔다.

또 20세기에는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한 비행기, 냉장고, 라디오, 텔레비전, 인공위성, 이동통신, 컴퓨터, 휴대폰 등이 등장해 오늘날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격동의 시대인 20세기는 1차에 이어 2차 세계대전,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대립, 컴퓨터의 사용 등 많은 일이 있었지만 왜 토인비 박사는 서양에 불교가 전래된 것에 큰 방점을 두었는가? 그것은 서양의 정신세계가 불교적 철학과 사상으로 흐를 것이라고 예언한 말로도 해석할 수 있다.

2천700년 전 인류는 수많은 종교와 철학 사상들이 있었고 그중에도 인도에서 태어난 고타마 싯다르타는 세계인들의 일반적 생각인 유일신이나, 다신관 등 공통관념인 신의 창조설에 의문을 갖고 오랜 공부와 높은 단계의 수행을 통해 우주의 진리를 깨달았다. 그 후 수천년간 불교 철학은 동양권 쪽에서 크게 일어나 현재에 이르렀다.

공식적 세계 불교국가 간 합의 기록은 올해가 싯다르타가 태어난 지 2643년째이다. 우리의 생각으로는 2천700여 년이라는 시간이 길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공을 초월한 진리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잠시 지나간 시간일 수도 있다. 미래의 시간도 그렇다.

21세기 역시 잠시 지나갈 것이다. 미래의 세대에는 급속도로 새로운 문명이 등장한다고 많은 학자는 여러 가지 세계사적 원인과 과학의 발달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냉철한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동양의 문명이 다시 세계를 지배한다는 생각은 나 자신도 동의한다. 더 이상 서구적 물질관이나, 종교관은 인류를 구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역사가 증명했다.

우리도 이제 물질의 노예나 신의 노예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은 올바른 동양사상과 불교적 사상이 일어날 때 가능하다고 본다. 아인슈타인도 자서전에서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불교는 병들어가고 있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중병에 시달릴 것이다. 아니 지금도 중병의 상태이다. 정법(正法)으로 다시 되돌려 세계 사조에 따라가야 한다. 서구적 불교가 역수입되는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말고, 양심적인 성직자라면 모든 국민에게 정신적, 종교적 자유를 줄 때라고 본다.

선일스님 법명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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