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낮은 자존감이 문제…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Q. 우리아이는 학교에서 공부는 잘하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친구들을 자신보다 아래, 위, 동급 등 수준을 나누어 대합니다. 자신보다 아래라고 생각하는 친구는 무시하고 비난조로 말하는 거 같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주변에 친구들이 별로 없는 건가 싶어요. 그리고 본인의 성적이 나쁘거나 다른 상 같은 거 받지 못했을 때 마치 세상을 다 잃은 것처럼 힘들어합니다. 왜 그러는 건지 이해도 되지 않고 저렇게 말하면 나도 싫지 싶은 마음이 듭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부모로써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아이의 대인관계가 원활치 않아 힘들어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쉽지 않으시겠습니다. 친구관계에서 자신과 수준차이로 구분하는 모습이나, 능력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모습은 아이의 내면이 매우 약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능력이 없어도,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흔히 우리는 자존감이라고 합니다. 자존감이 약한 사람은 겉에 자신을 포장해 줄 무엇인가를 찾아서 그걸로 자신을 표현합니다. 진짜 자신이 드러나면 너무 작아서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죠. 상대방보다 더 나아야지만 살 수 있다는 생존전략을 갖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친구를 능력치로 구분하여 대응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능력 없는 자신은 별게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아이 입장에서 볼 때 능력 없어 보이는 친구들 또한 별게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내면이 약한 친구들은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힘이 듭니다. 대인관계를 하지 못하는 자신이 마음에 들지도 않지만, 어떻게 대인관계를 해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저 능력에만 집중하게 되는 것이지요. 주변사람들은 그런 자신을 나쁘게 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질 것이고요. 더 소외감을 느끼고, 더 위축 될 것입니다. 그만큼 주변에는 더 세게 말하고, 잘난 척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야 자신이 버틸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자녀분에게는 실력으로 칭찬 혹은 비난이 주어지는 것이 아닌지 한번 돌아보시길 바랍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외로움이 깊어져서 불행을 느낀다면, 능력치는 결국 떨어지게 됩니다. 실수해도, 조금 찌질하게 보여도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세상 사람들 모두 찌질함을 견디며 살고 있다고 말해주세요. 그리고 자녀분이 해내고 있는 노력에 감사를 표현해주세요. 살아가기 위해 선택한 방법들을 이해하고 공감해주세요. 그런 다음 좀 더 나은 방법을 제안하시고 천천히 가르쳐 주세요. 빨리 변하지는 않겠지만 아이가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부모님이 이해해주시기 시작한다면 아이는 분명히 좋아질 것입니다.
손미란 수원시청소년재단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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