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세계는 한반도 남북교류, 국내는 총선 내홍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진행된 지 1년이 넘었다. 그동안 남북한, 한미, 북미, 북중, 북러, 중미, 중일, 중러, 미일 정상들의 만남이 이어졌고 남북한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점을 찾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시 북중러와 미일 그리고 한국이라는 현실로 드러났다. 통일이나 남북한 교류가 그리 쉽지 않은 것은 북핵문제 해결이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며, 동북아 국제관계에서 강대국들의 한반도에 대한 안보를 포함한 국가이익이 서로 대립하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과 한국전쟁 후에 만들어진 동북아 냉전체제는 1980년도 후반 구소련의 해체와 사회주의국가들의 개혁개방과 달리 북한의 핵개발과 무력도발로 이어졌고, 한반도는 다시 신냉전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동북아의 한반도에 있는 남북한이 서로 민족적 이익을 중심으로 힘을 합치자는 북한의 주장은 해방 후 한미동맹을 기축으로 군사안보, 정치, 경제, 사회문화가 발전해 온 한국사회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기에 한국 사회에는 아직도 북한의 도발적 행위를 징벌해야 한다는 전쟁 후유증과 정치사회적 분위기가 존재한다. “당신은 진보입니까. 보수입니까. 당신은 이번 정부와 지난 정부에서 어디에 가깝습니까”라는 말은 한국의 국내정치 환경에서 나타나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혹은 “당신은 미국을 좋아하나요 중국을 좋아하나요”라는 표현은 냉전을 기반으로 한 반공(反共)을 표준으로 한 이분법이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을 좋아한다거나 혹은 러시아를 좋아한다면 북한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기에 미국을 통한 안보와 경제발전이 중요하다고 말하게 되는 것은 현재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멍에다.

내년에는 미국의 대선이 있고 아직 분단지역인 대만에도 총통선거가 있으며, 한국에는 총선이 있다. 다시 남북한 문제가 진보와 보수라는 정의(定意)로 분류되고, 현 정부이냐 전 어떤 정부이냐를 놓고 국민은 내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내년 총선이 남북한문제를 포함한 한국의 국내정치와 대외관계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이 더 중시하고 있는 것은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안전한 사회분위기로 보인다. 우선 국내경기가 활성화되고 사회분위기가 밟아지면 국민은 남북한 문제를 포함한 한국의 대외관계에 긍정적인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광에서 인심 난다”라는 말은 경제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의 단적인 표현일 것이다.

현재 북한은 북한대로 자국의 안보와 경제이익을 최대로 하면서 국내 사회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인민들을 배고프지 않게 하겠다”라는 김정은의 결심은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의 전통우호관계의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며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북한의 미국과 협상주제도 핵 문제를 중심으로 한 제재해결이었다는 것은 북한에서도 인민을 먹고살게 하는 것이 젊은 지도자 김정은의 매우 중요한 정치 의제임을 알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은 내년 중요한 선거가 있는 방면에 북한, 중국, 러시아에는 당분간 주요 선거가 없다. 북중러 3국은 안보이익과 경제발전이라는 주제로 냉전의 주적인 미국과 대립과 협상에 서로 협력하며 외교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 다시 신냉전의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초강대국 미국의 세계정치에 동북아 사회주의진영이 자국의 국가이익을 위한 새로운 동맹의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다시 한국의 국내정치를 다시 복잡하게 만들 수 있고,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 한미일 동맹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남북한 문제로 북한 지도부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능동적 외교력이 더욱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고 본다.

김진호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