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더 뱅커'(극본 서은정 오혜란 배상욱 연출 이재진 기획 MBC 제작 래몽래인)는 대한은행 대기발령 1순위 지점장 노대호(김상중)가 뜻밖에 본점의 감사로 승진해 '능력치 만렙' 감사실 요원들과 함께 조직의 부정부패 사건들을 파헤치는 금융 오피스 수사극이다.
대한은행 공주지점장이었던 노대호가 뜻밖에 감사로 승진하게 되고 권력암투 속에 빠져들게 된다. 노대호 감사를 주변으로 대한은행 권력의 중추인 강삼도(유동근) 은행장과 이해곤(김태우) 부행장, 육관식(안내상) 부행장을 전지적 시점으로 비교해 본다.
# 대한은행 육관식 부행장
안내상이 연기한 육관식 부행장은 경기고 서울대 출신은 아니지만 은행원으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출세 지향적인 인물이다.
윗사람의 비위를 잘 맞추는 2인자로 항상 리더를 꿈꿨으나 번번이 직전에 고배를 마시게 된다. 강삼도 앞에서는 충성하는 척 하면서 다른 파벌을 형성한다.
육관식 부행장은 대한은행의 2인자이자 일명 '육라인'의 중심에 서며 강삼도 행장을 따르는 '행장파'와 대립을 펼친다. 언제든 강행장에게 권력의 칼을 꽂을 준비가 돼 있는 육부행장과 반대로 육부행장을 노리는 야망 가득한 인물이 있다.
# 대한은행 이해곤 부행장
김태우가 열연한 이해곤 부행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대한은행의 임원을 지낸 은행가 집안 출신 엘리트다.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사회생활도 미국의 투자은행에서 시작해 입사 후에 쭉 본점의 요직만 거쳐 지점 경력 없이 임원이 됐다.
거칠 것 없던 그의 인생에 4년 전 자회사 사장으로 좌천된 것은 크나큰 굴욕, 하지만 그마저도 자신의 신화를 만든다. 2년 만에 부실했던 대한파이낸스를 우량회사로 회생시키며 다시금 화제의 인물이 되는 데 성공한 것.
대한은행을 관치를 벗어난 한국의 리딩뱅크로 만들고 나아가 세계적 투자은행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확신도 가지고 있다.
# 육관식 부행장의 패배와 퇴장
지난 3일 방송된 '더 뱅커' 5-6회에서 이해곤이 대한은행 부행장으로 임원 회의에 깜짝 등장해 대한은행의 조직개편과 구조조정 단행을 선언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4일 방송된 7-8회에서 육관식 부행장은 긴급 이사회에서 강삼도 은행장을 실각시키기 위해 지위를 미끼로 판을 짰지만 이미 육부행장의 속내를 알아챈 강삼도 행장이 선수를 쳤고, 노대호와 감사실 직원들이 육부행장이 얽힌 비리까지 파헤치며 그는 결국 권력 전쟁에서 물러나게 됐다.
긴급 이사회에서 강삼도 은행장을 실각시키기 위해 지위를 미끼로 판을 짰으나,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던 강삼도 은행장의 수로 인해 실패하고 만다. 이어 심사부 내부 직원의 고발로 인해 육관식 부행장의 실각하게 된다.
# 그리고 은행장 강삼도
배우 유동근이 맡은 강삼도 은행장은 평사원 출신으로 은행장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은행본점의 엘리트 코스만 밟다 40대 중반에 임원이 된 후, 부행장직을 거쳐 은행장을 세 번 연임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은행장을 연임하는 동안 적대시하는 임원들 사이에선 은행장이 직업이냐는 비아냥이 난무하지만,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 대놓고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도록 만들었다.
또 은행 앞 가판대에서 매주 즉석복권을 즐겨 사고, 점심으로 수수한 국밥집이나 수제비집을 즐겨 찾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원들에게도 함부로 반말하지 않는 소탈한 행보와 온화한 인상으로 사원들 사이에서 덕망과 인망이 높다.
그러나 권력을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웃으면서 악수할 수 있는 사람이다. 책임못질 일은 절대로 하지 않고, 제 손에 직접 피를 묻히는 일도 없다. 이이제이의 수법으로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정점에 선 인물이다.
지난 4일 방송에서 그는 육 부행장을 실각시키고 뿐만 아니라 육 부행장의 아들들의 자리를 볼모로 잡아 입을 다물케 만든다.
그리고 이날 방송에서 강삼도와 연이 있는 박진호 교수가 신임 금육감독 원장으로 오르는 뉴스가 나오면서 오는 10일 방송되는 '더 뱅커' 9-10회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MBC 수목 드라마 '더 뱅커'는 오는 10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장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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