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꽃가루와 미세먼지에 고통받는 알레르기 비염

열, 몸살 같은 증상 없이 발작적으로 재채기가 나면서 물같이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코가 막히면 감기가 아니라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증상이 가장 심하다. 눈 주위가 가려운 알레르기 결막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1년 내내 증상이 지속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은 실내의 알레르겐(항원)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집먼지진드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집먼지진드기는 사람의 비듬을 먹고살며 이 진드기의 배설물이나 찌꺼기 등이 먼지가 돼 코 안으로 들어가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한다.

반면 특정 계절에 증상이 심해지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나무나 잡초의 꽃가루 같은 물질이 주원인이다. 2월 말부터 5월까지는 자작나무 등의 나무에서 나오는 꽃가루가 많고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는 쑥, 돼지풀 등의 풀에서 발생하는 꽃가루가 많다. 이러한 식물은 강변 녹지나 공원은 물론 아파트 화단에도 있다. 특히 꽃가루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크기로 바람을 타고 수백 ㎞를 이동하기 때문에 집 주위에 산이나 나무가 없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앞서 말했듯 알레르기 비염에는 특정 유발물질이 있어서 그 물질이 코 안으로 들어오면 알레르기 비염의 증세가 시작된다. 하지만, 코 안은 매우 예민해져 있는 환자는 원인 물질이 아닌 미세먼지 등의 자극에도 쉽게 반응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이 유발된 동물 모델에 미세먼지를 노출하면 비강세척액 내 각종 염증 세포와 알레르기 비염을 매개하는 매개물질 등이 증가한다. 따라서 미세먼지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코 점막을 자극해 점액과 함께 각종 알레르기 반응 매개물질을 증가시켜 알레르기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 밖에도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코 점막이 염증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미세먼지 흡수율이 일반인보다 더 높으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미세먼지 대처법은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 악화 예방을 위해서 중요하다. 우선 대기 정보를 감시하고 대기 질이 좋지 않으면 야외활동을 자제한다. 특히 소아나 노인 연령층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의 피해가 크게 나타나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또 실내로 침투하는 미세먼지를 제거,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에는 창문을 꼭 닫고 바닥에 물걸레질을 해줘 바닥에 쌓여 있는 미세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미세먼지가 심한 날 외출을 할 때에는 방한 마스크나 일회용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마스크를 착용해도 코 점막 등에는 어느 정도의 미세먼지가 남아있으므로 외출 후 귀가했을 때 이 미세먼지를 깨끗이 제거해야 한다.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코를 씻는 것은 코 안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를 씻어내 주며, 미세먼지로 인해 증가한 비강 내 알레르기 염증 매개물질 등을 세척으로 제거해 줌으로써 비염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물을 마시면 기관지 점막이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호흡기를 보호하고, 신체 순환이 활발해져 독성 물질의 배출에 유익하다.

홍은희 한국건강관리협회인천지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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