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Q&A] 꾀병 부리는 것 같은 자녀,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몸 이상 없어도 아프다고 호소 ‘신체화 증상’… 심리적 안정 도와야

Q : 고3 여학생 자녀를 둔 엄마입니다. 딸아이가 배가 아프다며 학원도 자주 빠지고 심지어 학교수업 중에 조퇴까지 하고 집에 누워 있으려고만 합니다. 동네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봤는데도 별 차도가 보이지 않아서 대학병원에 데려가 내과검진을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의사선생님이 신경성인 것 같다며 이러한 증상이 계속 지속되어 불편하다면 정신과 검진을 받아보라고 하시는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 고3인 자녀가 계속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는데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고 정신과 검진을 받아보라고 권유하니 어머님께서 겁도 나시고 딸에 대한 걱정이 크실 것 같습니다. 어머님이 말씀하신 자녀의 증상으로 미루어 볼 때 신체화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병원검진에서 뚜렷한 몸의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데도 몸이 계속 아프거나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을 신체화장애(somatization disorder)라고 하며, 심리적 고통이나 심각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급성 복통, 두통 등의 신체 증상으로 나타는 것이 특징입니다. 미국심리학회(APA) 정신질환진단통계편람 개정판(DSM-5)에서는 신체화장애가 신체증상장애(somatic symptom disorder)로 이름이 바뀌었는데요. DSM-5의 진단기준에 따르면, 의학적 설명유무와 상관없이 스트레스적인 신체적 증상과 동시에 이와 관련된 생각과 감정 행동이 비정상적일 때를 신체증상장애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신체화를 유발하고 지속시키는 것은 생리적인 것보다는 심리적인 원인이 크게 작용하는데요. 매사 부정적인 정서를 많이 느끼는 사람이거나, 지나친 감정통제나 감정표현의 억압을 하는 사람이거나, 건강에 대한 경직된 믿음을 갖고 있다거나, 환자 역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차적인 이득을 얻는 것이 신체화의 주된 원인일 수 있다고 합니다.

신체화 증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된다든지, 학생 같은 경우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등 신체화는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우울증이 동반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증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면 전문가에게 정확한 심리평가나 진단을 받고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가정에서는 자녀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신체화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지시하거나 야단치기보다는 잘한 일을 칭찬해주고 자녀의 말을 잘 들어주면 자녀가 심리적으로 안정되면서 스스로를 존중하게 되고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겨 신체화 증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문민경 수원시청소년재단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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