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구절마다 묻어난 ‘독도 사랑’
독도의 힘
- 차영미
독도는
세찬 바람을 이기고
거친 파도도 이기고
메마른 가뭄도 이기고
섬초롱꽃, 해국, 패랭이꽃
개까치수염, 까마중, 참억새
나팔꽃, 닭의장풀, 땅채송화
여린 풀꽃들을
꼬옥 안고 키운다.
잊을만하면 신경통처럼 뜨끔거리는 곳이 우리나라 지도에도 있다. 바로 독도다. 경상북도 울릉군에 속해 있는 대한민국 정부 소유의 국유지로서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돼 있는 섬. 그런데 이 엄연한 우리나라 땅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이웃나라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세찬 바람을 이기고/거친 파도도 이기고/메마른 가뭄도 이기고’. 여기에서 ‘바람’, ‘파도’, ‘가뭄’은 단지 바다의 풍상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일본뿐 아니라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끊임없이 겪어야 했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말하고 있다. 독도는 단지 울릉군에 속해 있는 섬이 아니라 곧 우리 대한민국이다. ‘섬초롱꽃, 해국, 패랭이꽃/개까치수염, 까마중, 참억새/나팔꽃, 닭의장풀, 땅채송화’. 저 여린 풀꽃들은 착하고 순박하게 살아가고 있는 바로 우리 국민이다. 생각해 보면 참 대견한 나라다. 한반도의 꼬리쯤 되는 작은 땅을 삶의 터전으로 반만년이 넘는 세월을 견뎌낸 나라다. 내 나라 말과 글을 쓰고 내 문화를 꼿꼿하게 간직해 온 ‘무시할 수 없는’ 나라, 대한민국! 이 동시는 그런 의미에서 참 많은 것을 깨닫게 하고 있다. 동시 한 편을 가지고 역사 공부까지 시킬 수 있는 교과서다. 시인은 때로 언어 몇 개 가지고도 이런 어마어마한 ‘애국자’ 노릇을 하기도 한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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