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경제이슈] ‘아마존 효과’와 통화정책

▲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제조사팀 박근형 과장

1995년 7월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Amazon)은 2018년 9월 기준 시가총액이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1조 달러에 이르게 된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전문 기업이다. 2018년 기준으로 온라인 쇼핑몰 매출액이 미국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총 매출액의 절반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 거대 글로벌 기업은 중간상을 거칠 필요가 없는 온라인 거래를 통해 제품을 여타 오프라인 판매점에 비해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세계 각국의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낳았다. ‘아마존 효과’는 바로 이 기업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협의로는 온라인 쇼핑의 발달로 인해 제품의 판매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것을 의미하며, 광의로는 이에 따른 기업이익 감소로 노동자들의 임금이 하락하고 고용도 감소하는 효과까지 포괄하기도 한다.

아마존 효과는 물가안정목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수행 시 고민에 빠지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경기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물가가 오름세를 나타내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물가안정목표제에 따른 물가상승률 목표를 맞추고 경기가 안정되도록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긴축적 통화정책을 수행해 왔다. 그런데 아마존 효과 등으로 인해 경기상승기임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금리를 쉽게 인상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지난해 8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개최된 잭슨홀 미팅(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경제전문가 등의 연례 모임)에서 아마존 효과가 현안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때 알베르토 카발로(Alberto Cavallo) 하버드대 교수는 온라인 소매업체의 출현으로 가격변동 주기가 빨라지고 단일화되었음을 실증분석한 ‘More Amazon effects: Online competition and pricing behaviors’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은행에서도 최근 ‘온라인 거래 확대의 파급 효과 및 시사점(2018.12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민간소비가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고용이 부진하고 물가가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요인으로 아마존 효과가 작용하고 있음을 실증분석 했다. 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 간편결제시스템 활성화 등으로 온라인 거래가 2014년 이후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2014∼2017년 중 근원인플레이션율에 연평균 0.2%p 내외의 하방압력을, 도소매업 부문 취업자 수에는 연평균 약 1.6만 명의 감소 효과를 발생시킨 것으로 추산됐다.

향후 스마트폰이나 PC인터넷 등을 통한 온라인 거래는 결제의 편의성 증대에 따라 계속 확대될 것이며 특히, 온라인 거래 중 해외직구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따라서 아마존 효과가 고용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따른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모두 고려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박근형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제조사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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