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피 못 잡는 인천시 루원2청사

인천시는 지난 1월 박남춘 시장이 결단으로 신청사를 건립하는 대신 루원시티에 제2청사를 추진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에 민선 6기에 중단했던 루원시티 제2청사 타당성 조사 용역을 다시 시작했다.

그러나 애초의 계획이 흔들리면서 청사 건립과 루원시티 개발의 타당성이 혼동하는 등 갈피를 못 잡은 상황이다.

7일 시에 따르면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루원2청사 이전 기관을 두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이전 기관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2청사 건립 계획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애초 계획은 인재개발원과 인천도시공사를 비롯해 9개 기관을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인재개발원과 종합건설본부, 보건환경연구원 등 3개 기관은 예산 문제 등으로 이전이 어려워졌다.

특히 이전 대상 기관 대부분이 원도심에 있어 계획대로 루원시티로 이전하면 원도심의 슬럼화가 가속화 되는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공공청사의 이전건립 타당성과 이전 적지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졸속 추진의 섣부른 행정의 반복이 빗는 필연적인 결과임을 적시하고 차분히 원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루원2청사 계획은 인천 서북부지역에 인천시 산하 공공기관을 이주시켜 1천 명 규모의 앵커시설을 확충하고자 하는 데서 출발했다.

그러나 본질적인 것은 막대한 자금을 퍼부어 사업이 지체되고 엄청난 적자가 예상돼 루원시티 개발사업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공공기관을 활용한 방안이다.

애초 루원시티 사업구상을 근본적으로 흔들며 졸속으로 공공기관을 비효율적으로 끌어들이는 모순투성이의 정책이다. 공공기관의 청사가 낡고 새롭게 건립할 필요성이 있으면 가장 우선으로 고려할 요소가 이전 적지와 자금이다. 기존에 원도심에 위치하면서 나름 역할을 해온 공공기관은 이용하는 시민의 접근성이 우선시 됐다.

그러나 오늘날 공공기관은 민원인의 직접적인 접근보다는 정보화에 따른 지원 기능이 더 중요한 요소이다. 굳이 접근성이 좋은 지가가 높은 도심에 위치할 이유가 많지 않다. 정보화와 미래도시를 고려하면 토지조성 원가가 송도나 청라에 비해서도 엄청나게 비싼 루원시티에 위치할 이유도 없고 기능과 역할과 비교하면 위치상 적지도 아닌 것을 억지로 동원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더욱이 기존의 원도심 슬럼화를 가속하면서까지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은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대안이다. 루원시티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루원시티에만 집중하는 것이 그 본질일 것이다.

조급하게 단기적인 성과만 연연하지 말고 멀리 보면서 애초 구상한 인천의 관문 도시를 차분히 다듬는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멀쩡한 공공기관을 절대 동원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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