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통시장] 수원역전시장

200여 개 점포 갖춘 상가형…도란도란 이야기꽃 피는 풍요롭고 활기찬 장터골목

수원역전시장은 삭막하고 황량한 도심 속,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난 1월29일 오전 11시께 찾은 이곳은 상인과 손님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야기 중간 중간 들려오는 한바탕 웃음소리에 인간미가 느껴졌다. 한겨울에도 푸근한 시장 분위기는 건물 안을 걷는 것만으로도 메말랐던 마음이 따뜻해지게 만들었다. 무려 70년 역사를 지나도록 꿋꿋이 자리 매김을 하고 있는 수원역전시장은 처음 방문한 손님에게도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단골처럼 안부를 물어봐 주는 따뜻한 시장이다. 딱히 사는 물건 없이도 상인과 마주 앉아 여러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역전시장은 오랜 전통의 연륜이 묻어나는 시장답다.

수원역전시장(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10-6)은 200여 개의 점포와 171명의 상인, 10여 개의 출입구가 있는 꽤 큰 규모를 가진 상가형이다. 현대화 개선 사업을 통해 A동과 B동으로 건물이 나뉘었다. 수원역 앞에 있는 우수한 지리적인 특성으로 수원을 비롯한 화성, 안산 등 인근 지역까지 이용하는 경기 남부 관문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자리 잡아 왔다.

역전시장의 역사는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매산 양곡 공설시장으로 시작한 시장은 1969년 9월 역전시장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법인화한 뒤 종합시장으로서 면모를 갖추고 수원역 인근 지역 경제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1985년 4월에는 지하 1층, 지상 3층의 시장 건물을 신축했고 2010년 8월에 복합패널 시공, 간판정비 사업 등으로 외벽을 정비했다. 지하에는 다문화푸드랜드를 비롯해 대형슈퍼와 식당이 있다. 1층 외곽으로는 식당들이 즐비한 먹자골목과 생활 잡화점이 있으며 내부에는 의류, 화장품, 침구, 수선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2층과 3층에는 콜라텍, 재활용품 센터, 학원 등이 입점 돼 있다. 특히 줄지어 있는 20개가 넘는 수선점들은 ‘수선만큼은 역전시장’이라는 말에 고개를 자동으로 끄덕이게 만들었다. 심지어 재봉틀을 파는 가게까지 있을 정도다.

역전시장은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주민들이 많은 지역 특성을 맞춰 2011년 서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소인 다문화 푸드랜드를 시장 지하에 개업했다. 

수원시와 경기도가 함께 조성한 다문화푸드랜드는 베트남, 러시아, 중국, 태국, 몽골, 방글라데시 등 6개국의 현지인이 직접 조리하는 전통 음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현재 다문화 주민들 소통의 장으로 이용되며 주말이면 전국에 있는 외국 노동자들이 찾아와 그들만의 향수에 빠져 떠들썩한 모습이 연출된다. 

시장 상인회는 지난 10일 장석산 상인회장(62)을 선출하고 새롭게 꾸려진 상인회를 필두로 역전시장만의 특화된 사업을 강구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매일 회의를 하고 있는 등 열정을 보이고 있다. 장 회장은 “다양한 전문가들, 상인들과 함께 논의해 역전시장만의 차별화된 무언가를 만들 계획”이라며 “청년몰 추진 등 시장 내 많은 빈점포들을 활성화 시킬 방법도 찾고 있다”며 “반드시 역전시장을 살려내고자 임기 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글_김해령기자 사진_수원 역전시장 상인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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